문수암
2019.05.29 05:44
문수암
눈치 없는 사람에게도
밥 한 그릇 나누는 암자
문수암 올라가는 솔숲 속에는
춘란향이 그득하다.
속진에 절은 코를 세수하며 가노라니
어떤 이가 난을 캐고 있다.
춘란이 보고 싶으면
산을 찾으면 될 것을,
제 자리를 떠나게 하면
풀도 사람도 고생일 텐데
살고 죽는 인연을 내려놓은
저 풀 한 포기만도 못한 짓을
인간들이 하고 있구나.
산신각 호랑이는 이런 때
무엇하나 모르겠다고 푸념하다 보니
그 사이 춘란 향이 내 코를 떠났구나.
제 자리에서 홀로 자라고
말없이 죽어 가라는 하늘의 뜻을
또다시 확인하는 길
문수암 올라가는 길.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61 | 달마산 미황사 - 숨 이병창 | 도도 | 2019.06.30 | 2394 |
60 | 백담사 - 숨 | 도도 | 2019.06.07 | 2120 |
59 | 양구 펀치볼에서 - 숨 | 도도 | 2019.06.07 | 2345 |
» | 문수암 | 물님 | 2019.05.29 | 2318 |
57 | 아들아, 봄길은 | 도도 | 2019.04.08 | 2231 |
56 | 부여 무량사 - 숨 이병창 [1] | 도도 | 2018.08.16 | 2338 |
55 | 가을 말소리 박노해 | 물님 | 2017.10.03 | 2587 |
54 | 빛깔의 바다는 ㅡ 물 [1] | 도도 | 2017.08.08 | 2405 |
53 | 산은 높고 ㅡ 물 [1] | 도도 | 2017.08.08 | 2346 |
52 | 산수유 마을에서 [1] | 물님 | 2017.04.11 | 26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