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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과학자가 벼룩의 특성을 살피기 위해 벼룩을 관찰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벼룩의 다리 하나를 잘라 내며 “뛰어!”하고 명령했습니다. 벼룩은 즉시 펄쩍 뛰었습니다. 다리 하나를 더 잘라 내며 다시 “뛰어!”하고 명령했습니다. 벼룩은 또 뛰었습니다.

 

과학자는 이와 같은 명령을 계속했고, 이제는 마지막으로 여섯 번째 다리만 남았습니다. 이번에는 벼룩도 뛰는 게 좀 힘들어졌습니다. 하지만 뛰어 보려고 애를 썼습니다. 과학자는 드디어 마지막 다리까지 자르고 난 뒤 또 뛰라고 명령했습니다.

 

그러나 벼룩은 아무런 반응이 없었습니다. 과학자는 있는 힘을 다해 큰 소리로 명령을 내렸습니다. “뛰어!” 그러나 불쌍한 벼룩은 꿈쩍도 하지 않았습니다. 과학자는 다음과 같이 자신이 그동안 연구해 온 벼룩의 특성에 대해 결론을 내렸습니다.

 

 

“다리를 모두 제거하면, 벼룩은 청각을 상실한다.”

 

 

이와 비슷한 실험이 사람에게도 있었습니다. 심리학자인 윈드롭 켈로그와 그의 아내는 기상천외한 실험을 감행했습니다. 태어난 지 열 달 된 아들 ‘도널드’를 그보다 두 달 반 어린 침팬지 암컷인 ‘구아’와 함께 기르기 시작한 것입니다.

 

철저한 환경론자였던 켈로그는 침팬지를 가정에서 인간 아기와 똑같이 양육하면, 침팬지가 인간처럼 말하고 행동하리라 기대했습니다. 원래 침팬지가 흉내 잘 내기로 유명한 동물이니 그러한 추측도 가능하겠다고 생각한 것이지요.

 

그러나 결과는 너무나 뜻밖이었습니다. 구아는 머리털을 빗는 등 몇몇 인간적인 특성을 학습하긴 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상대방을 낱낱이 따라한 녀석은 침팬지가 아니라 아들 도널드였습니다.

 

도널드는 주먹을 땅에 댄 채로 걷고, 입을 벌렁거리면서 아버지 구두를 물어뜯고, 벽에다 이를 문질러댔습니다. 심지어 침팬지처럼 숨을 헐떡거리며 괴성을 지르기까지 했습니다. 아들 ‘도널드’는 점점 침팬지가 되어갔습니다.

 

실험은 아홉 달 만에 중단됐고, 침팬지는 동물원으로 돌아갔고, 아들 도널드는 정상적인 가정생활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흉내 내기의 챔피언은 침팬지가 아니라 바로 사람이었습니다. 사람이 흉내 내기의 달인인 것입니다.

 



 

 

 

 

 

 

 

 

 

 

 

 

 

 

    요즘 우리 아이들을 보면 얼굴은 예쁘기만 한데 말은 거칠고, 행동은 즉흥적이고, 태도는 이기적입니다. 요구하면 무엇이든 대령을 해야 하고 자신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좀처럼 참지 못합니다.

 

아이의 이러한 행동은 분명 누군가에게서 배운 행동이고, 누군가의 행동을 흉내 내는 것입니다. 아이가 누구에게서 배웠겠습니까? 가까이에 있는 어른들에게서 배웠을 것입니다.

 

얼마 전 밥을 먹다가 실수로 제가 그만 방귀를 뀌었습니다. 쎄게 뀌지 않았습니다. 살짝 뀌었습니다. 그런데 다음 날 아이가 밥을 먹다가 방귀를 ‘뿌웅!’하고 뀌었습니다. 나쁜 놈이 쎄게도 뀌었습니다.

 

“이놈의 자식이 밥상머리에서...”


하고 말했습니다. 그랬더니 아들이 대답했습니다.


“아버지도 어제 뀌었으면서...”

 

"너같이 방귀를 일부러 쎄게 뀐 것과 실수로 살짝 뀐 것과 같냐?" 하고 말하고 싶었지만 아이에게 차마 그말은 하지 못했습니다. 그 말은 아버지의 권위에 손상이 가는 발언이기 때문입니다.

 

아이에게는 백 마디 말을 들려주는 것보다 한 가지라도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입니다. 그런데 우리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나는 바담풍 해도 너는 바람풍 해라’고 가르칩니다. 아이가 따라할 턱이 없습니다.

 

부모들은 아이들이 접하는 첫 번째 성인입니다. 아이들이 험한 세상을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한 성격과 인성과 습관은 바로 가장 가까이에 있는 부모를 모방하는 것에서부터 형성되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대개 문제 있는 아이들 중에는 문제 있는 가정의 아이들이 많은 까닭입니다.

 

저는 올해로 초,중,고등학교 운영위원장만 6년째 맡고 있습니다. 그래서 학교에서 대형사고(?)가 나면 어쩔 수 없이 개입할 수밖에 없는 입장입니다. 그런데 대형사고를 친 아이를 만나고, 아이의 부모를 만나면 어느 때는 아이가 가해자이면서 피해자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습니다.

 

거친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가 이렇게 거칠게 클 수밖에 없었겠다는 안타까운 생각이 들 때가 많기 때문입니다.



 

 

 

 

 

 

 

 

 

 

 

 

    어제 초등학생쯤 되는 아이를 승용차 조수석에 태운 어느 아버지가 신호등 앞에서 제차 앞에 섰습니다. 잠시 후 유리 창문으로 담배꽁초가 ‘휙’ 튕겨져 나왔습니다. "아이가 차 안에 있는데 잘하는 짓이다.." 하는 생각을 하고 있던 참에, 이번에는 꼬깃꼬깃 구겨진 빈 담배갑이 창문 밖으로 '휙' 던져졌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더 이상 말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차 안에서 담배를 피우는 아버지에게서, 창문 밖으로 담배꽁초와 빈 담배갑을 버리는 아버지에게서 우리 아이는 무엇을 배울 수 있겠습니까? 나중에 아이가 나쁜 짓을 하면 그것은 아이 잘못입니까? 아빠 잘못입니까?

 

누군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만일 부모가 결단력과 책임감을 갖고 있고 낙천적인 태도를 보여줄 수 있다면 ‘자녀를 키우는 법’에 관한 책들은 모두 불쏘시개로 사용해도 무방하다."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의 솔선수범입니다. 옆으로 걷는 게가 새끼 게에게 아무리 똑바로 걸으라고 해도 부모 게가 앞으로 똑바로 걷지 못하는 한, 새끼 게는 앞으로 똑바로 걷지 못합니다.

 

요즘 우리 사회를 보면 여러 가지 답답한 부분들이 많습니다. 그 중에서 제일 안타까운 부분은, 우리의 미래인 자녀들에게 존경하면서 본받고 살라고 가르칠만한 어른이 부족하다는 점입니다.

 

바람풍을 바담풍이라 말하지 않고, 바람풍이라 똑바로 말하며 따르도록 하는 부모와 스승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세상입니다. 오늘은 빈 담배갑을 주워 출근을 하면서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우리 어른들이 아이에게 인간에 대한 예의 하나만 가르쳐도 우리 아이가 참 괜찮은 아이가 될 것 같다는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우리 어른이 먼저 인간에 대한 예의를 알고, 사회에 대한 책무가 무엇인지를 먼저 알아야 하겠습니다. 거창하게 누구를 위해서가 아니라 흉내 내기를 좋아하는 우리의 자식들을 위해서 말입니다.

 

오늘도 고운 하루 되십시오.
사랑합니다...

 

 

동부매일 대표
박  완 규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