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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영혼의 빛 "수정란풀"

2013.09.09 21:26

구인회 조회 수:1594


      

                  

                       고요한 영혼의 빛  "수정란풀"       


 

   사람은 자기가 가진 것보다 남이 가진 것에 눈길을 줍니다.

   내가 가진 것은 못나고 볼품 없고 가치 없는 것으로 여기고

   남이 가진 것은 넘사벽에 무한히 크게 보이기 일쑤입니다.  

   저마다의 재능과 소유의 관점에서 하는 말이 아니고요

   우리 고래뿔산의 야생초에 대해서 하는 말이랍니다.

   돌이켜 보면 사시사철 넘치도록 풍성한 들꽃 세상을 보면서도

   왜 우리 산에는 보석같이 진귀한 야생초가 눈에 띄지 않을까?

   지금 가진 것에 감사하기 보다 족함이 없이 더 더 더 많은 것을

   추구하고 탐익하였습니다.

   해오라비난초, 복주머니란, 그늘돌쩌귀, 산마늘, 앉은부채

   제비난초, 닭의난초, 촛대승마, 모데미풀 이런 들꽃 말입니다.

 

   그런데 어제(9.8), 고래뿔산의 순례자 권미양님과 함께 호젓한

   산길을 걷다가 한번쯤 만나고 싶었던 야생초를 보게 되었으니,

   제게는 말 할 수 없는 기쁨이요 행운이 아닐 수 없습니다.

   심(산삼)을 보는 것보다 흥분되고 감동적인 순간,

   바로 내 눈 앞에서 "수정란풀" 을 보게 된 것이지요.

   그것도 한 두 포기가 아니라 군데 군데 자생하는 것을 발견했으니

   참으로 그 감동을 뭐라 형언할 수 없었습니다.

 

   진흙을 뚫고 나온 연꽃과 같이 동식물의 사체와 어둠을 뚫고

   나온 "수정란풀(水晶蘭)" 마치 태아의 투명사진을 보는 듯한

   모습에 고요함과 성스러움까지 느껴집니다.

 

   수정란풀은 진달래목 노루발과의 염록소가 없는 매우 독특한

   야생초로서 전세계적으로 4종이 있고 우리나라에는 구상란풀과

   함께 2종이 자생하고 있으며, 뿔산에서 1종을 발견한 것이지요.

   이 풀은 죽은 식물체에서 양분을 흡수하여 자라는 부생식물로

   산지의 습기가 많고 그늘진 곳, 큰 나무 밑에서 자라며,

   스스로 광합성을 하지 못하므로 햇빛을 받으면 사멸합니다.

   어린 순은 나물로 먹을 수 있고, 진정, 진경제, 호흡기 질환과

   허약체질을 보하는 보신용으로 다려 먹을 수도 있는 약초입니다.

  

   물님은 이날 관광객이 볼 것은 안 보고 차 안에서 눈을 감고

   있거나 걱정 근심으로 상념에 잠겨 있는 사람이 있다고 말씀

   하신 바 있습니다.

   온 세상이 영롱한 빛깔과 아름다운 색채로 반짝이고 있는데

   지구의 여행객으로서 아름다움을 못보고 무심코 지나친 적이

   얼마나 많은지,

   더불어 우리 고래뿔산의 영험한 기운과 그 속에서 생장하는

   영혼의 빛깔 수정란풀과 수많은 동식물이 더불어 사는 이 곳,

   그리고 영혼의 벗들이 춤추고 노래하고 연마하는 이 산山

   이 세계야말로 비할 데 없는 가장 진귀하고 아름다운 곳이며,

   애벌래가 나비가 되는 영혼의 활화산임을 직시하게 됩니다.

  

    

                                              'si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