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멋진 일을 하는, 멋진 성소입니다!!
2014.01.27 00:21
3차 수련 중.. 참석한 주일 예배..
정지호흡을 하고, 주기도문을 외우고, 찬송을 부르고..
사랑하는 진달래 식구들 얼굴에.. 그리웠던 마음이 올라오고...
이미 충분히 받은 것 같아.. 감사한 나에게...
또 하나의 큰 선물이 주어졌습니다.
예배 시간에 만난 사마리아 여인..
정확하게 기억나지는 않지만..
이 순간 내가 있는 곳, 내가 만나는 사람..에게
최선을 다하고 진심을 다하는 것..
그때 만난 사람이 예수님이고,
나의 일이자 양식이라는 말씀에..
요즘 나를 힘들게 하는 아이가 떠올랐습니다.
아..
ADHD의 전형을 보여주는, 우리 꼬마 친구..
나를 친구라고 불렀다, 엄마라고 불렀다..
거인이 됐다며 온 방안을 쿵쾅거리며, 나에게도 거인 엄마니까..
똑같이 따라하라고 조르는 통에..
마흔이 가까워지는 이 나이에, 가슴을 쿵쾅쿵쾅치며 뛰어다니게 만들고,
칼을 쳐든 채 뱀 잡으러 다니게 만드는...
아... 참.... 버거운 아이입니다.....ㅠㅠ
토요일, 3차 수련 중 잠시 나간터라..
정신없는 와중에 이루어진 놀이치료...
아이의 요청으로 만들어진 친형과의 놀이시간이었습니다.
끄떡하면 미친듯이 소리를 지르고,
물건을 집어던지고, 규칙이란 건 존재하지 않고,
조금만 자기가 졌다 싶으면 화나가나서, 안하겠다며 가버리는..
차분하고(ㅋ), 조금은 우아한(ㅋ),... 이 성소에게는.. 정말 버거운..
우리 여덟살.. 꼬마친구입니다.
그런 아이에게..
규칙을 제시하고, 토라진 그 아이를 으쌰으쌰해가며 다시 데려오고,
때로는 그 물건 내려놓으라며 단호히 제지하고,
너에게만 알려주겠다며 비법을 전수하고..
결국은 게임에서 진 아이에게, 대신 넌 정말 멋진 게임을 했다며..
아이가 잘한 점 3개를 알려주고 나니..
게임에서 진 아이의 어깨가 으쓱하며,
"형 멋진 경기였어"하고 형에게 손을 내밉니다.
그 날 그 꼬마친구를 바라보며..
치료사인 나도 이 아이가 이렇게 버겁고, 때론 미운데...
아.. 이 아이를 좋아해줄 사람이 아무도 없었겠구나..
엄마도 모든 스트레스의 원흉으로 이 아이를 만나고 있고..
유치원에서도 항상 말썽꾸러기 아이여서 예쁘단 소리..
한 번 못들어봤을텐데.......
이렇게 자기 소리를 힘차게 내서, 사랑받고 인정받고 싶었을 아이인데..
참... 아팠겠구나...... 라는 생각과 안타까운 마음이 올라왔습니다.
그런데 오늘.. 예배시간,
물님 설교에 그 아이를 잠시 느껴보고 되어보며...
아.... 이것이 나의 일이구나.....라고 알아지는 것이 있습니다.
작은 예수를 만나는 일...
아.. 내가 하는 일은, 작은 예수를 만나는 일이구나.....
우리 작은 꼬마 예수님들을, 만나는 것이 내 일이었구나..
작은 예수가 큰 예수로 자랄 수 있도록,
자기 자신이 얼마나 귀하고 소중한 지 알려주는 것이..
내가 하는 일이고, 나의 소명이구나..
5년간 놀이치료사란 이름으로 아이들을 만나면서..
어쩌면, 나는 소명이 아닌, 직업으로 아이들을 만나고 있었구나..
그런데 이제보니.. 나는, 예수를 키우는.. 정말, 귀한 일을 하는 사람이었구나..
가슴이 두근두근 거리고..
눈물이 납니다... 정말 멋진 일 아닌가요?...
작은 꼬마 예수님들을 만나는 일이잖아요...!!!!
이것이.. 오늘 내가 받은,
정말 귀하고 값진, 그리고... 정말 멋진 선물입니다.
감사합니다.....
이 밤.. 활기넘치는 우리 고등학생 친구가 태워준..ㅠㅠ
패러글라이딩에 먹은 것 다 토해낸, 이 피곤하고 어지러운 밤이지만..
이 마음을, 이 감사함을 토해내지 않고, 그대로 잠들면 너무 아쉬울 것 같아서..
부어가는 눈 비벼가며... 씁니다...
나, 성소는...
정말 멋지고 귀한 일을 하는.. 멋진 성소입니다.... 히히....
참 모르는 것 많은 성소를 가르쳐주시는...
사랑하고, 또 사랑하고, 자꾸만 사랑하고, 더 사랑하게 될 것 같은....
우리 물님을 비롯한!! 진달래 식구들...
감사합니다....
난..이제.. 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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괄목상대라더니
우리 성소 이제 눈비비고 다시 보아야하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