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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짓는 주일

2014.04.07 23:59

도도 조회 수:4169

밥 짓는 주일

 

숲과 영성이라는 주제로

2박3일 이곳 불재에서

수련이 있어

오늘 점심은 진달래 가족들과 더불어

36명이 밥을 먹습니다.

몇십 명쯤 되겠거니

언뜻 생각했으나

벼 열매도 세어보시는 영님 덕에

정확히 알았고요,

 

아침은 고구마와 볶은 곡식,

참외와 방울토마토를

여섯 상

시간 맞춰 챙겨놓고

곧바로 점심을 준비하려고

위와 아래를 오르락 내리락

아하, 동요가사에 나오듯

부산한 것이 영락없이 종달새고요,

 

광곡리에서 불재고개까지

열 세 구비

8km가 족한 거리를

주일마다 걸어서 올라오는

진달래님이 계셔

불고기와 상추

콩조림과 고추장

하늘님의 스페셜 요리

홍합미역국까지 그야말로

하늘 에너지 만찬이고요,

 

‘봄소식 몰고온 전령사들에게

일용할 양식을 바치나이다.

비옵나니

이 연약한 육신과 영혼까지

자랑스레(고후12:9) 바쳐지이다.‘

 

식후에는

제각기 뫔을 닦듯이

각각 자기접시 씻어서

올려놓아요.

 

 

행주를 꽉 짜서 널며

마지막까지 정리하시는

집사님 그 뒷모습 향기가

오래도록 남는

밥 짓는 주일이어요.

 

 2014.4.6.

 

 

사본 -20140405_182636.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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