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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니어그램 도반님께

2006.11.05 08:22

운영자 조회 수:2268

    에니어그램 도반님께


한참동안 적조했습니다.
경각산을 내려가다 보니 감들이 붉은 홍시(紅詩)가
되어 매달려있네요.
임들 역시 각자의 처소에서 잘 익어가는 시(詩)의 존재가
되어 가리라 믿습니다.


에니어그램의 원형을 간직해온 수피를 찾고자 했던 그 동안의 순례는
이번 터키 여행을 통해 더 깊은 감동과 도전으로 저를 안내했습니다.
여행의 기쁨은, 어떤 아름다운 경치보다도 더 아름다운 것은
개화된 인간의 영혼을 만나는 데 있음을 확인 할 때 무한하게 증폭됩니다.
어려운 여건에서 사역을 하는 선교사님들 30여분과 에니어그램 수련을 함께한 것도 기쁨이었고 그중에서도 함께 꿈을 꿀 수 있는 분을 만난 것은 큰 은혜였습니다. 또한 이슬람의 마지막 휴머니스트요 신비주의자로 일컬어지는 알레비파 수장 지도자인 알리 리자 올루와 이스탄불의 사원에서 대화를 나눌 수 있었던 것 역시 감동이었습니다. 그는 터키와 루마니아, 마케도니아 일원의 3천여 이맘(성직자)을 대표하는 인물인데 수피의 영적 추구가 무엇인지를 간명하게 잘 말해 주었습니다.


“모든 인간은 한 시조 아담에서부터 나왔기 때문에 한 형제이다. 자신이 인간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알기 때문에 모든 사람들과의 사귐이 존재할 수 있다. 사람은 신의 사랑의 대상이다. 그러므로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 사람을 무시하고 학대하는 사람은 신을 모르는 사람이다. 사랑하는 사람은 신의 눈동자를 본 사람이다
모든 피조물들은 창조주로 인해서 서로 사랑하고 있다. 신의 모든 피조물을 사랑하는 데 인간의 인간됨이 있고 인간의 인간됨이 나타난다. 창조주 때문에 인간은 만물을 사랑할 수 있다 .”


“우리는 남녀를 차별하지 않는다. (보통 이슬람의 모스크에서 남녀가 동석하지 않는다) 여자는 존귀한 존재이다. 모든 인간은 여인에게서 나왔다. 모든 계시와 영감은 여성으로부터 나오고 인간의 인간됨은 어머니에게서부터 시작된다.”


“무슬림들은 한 달 동안 금식하는 라마단을 지키고 라마단이 끝나면 사우디 메카로 성지순례를 떠난다. 일생에 한번은 다녀와야 한다. 그곳에는 사탄의 기둥이 있는 데 사람들은 돌을 던진다. 그러나 우리의 성지 순례는 우리 마음 가운데 있다. 우리에게는 내면의 정결이 중요하다. 내면의 사탄에게 어떻게 돌을 던질 것인가? 모든 인간은 신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 자신의 근본 출발이 창조주임을 알아야 한다.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의 아클(정신 , 영혼) 을 정결하게 하는 것이다. 약자를 괴롭히는 사람의 정결의식은 아무런 소용이 없다. 오직 모든 사람을 포용하는 것이 신을 사랑하는 것을 표현하는 것이다.”


“사람이 사람 되는 것은 나에게서 출발해서 나에게로 돌아온다. 나의 더러움이 나에게서 나갔다가 나에게로 돌아온다. 인간 행동의 더러움은 내면의 반영일 뿐이다. 나의 나됨은 나에게서 시작되고 나에게서 끝이 난다.”

많은 대화를 나누었는데 이 정도만 소개해 드립니다.
중앙아시아 수피그룹에서는 회전하는 세마 춤의 전통이 사라 졌는데 세마의 발상지인 터키의 코냐(성서의 이고니온-사도 바울의 전도지이자 디모테의 고향)에는 지역의 상징으로 활발하게 전승되고 있고 그들의 집회에서도 예배의 중요한 요소로 활용되고 있었습니다. 이번에 세마젠(세마그룹의 리더)의 안내를 통하여 어떤 과정과 내용으로 수련하는 지 제대로 경험할 수 있어 소원 하나를 성취한 기쁨이 있습니다. 이 내용은 2차 심화과정을 하신 분을 대상으로 내년 1월 말에 함께 수련 안내 하도록 하겠습니다.

인간이 자신의 영적 향상을 위하여 수행하고자 할 때, 혼자서는 이를 이룰 수 없다는 것을 모든 영혼의 스승들은 강조해 왔습니다. 더욱이 잠자고 있는 인간에게 있어서 영적인 성숙은 기대조차 할 수 없을 것입니다. 포도가 포도주가 되려면 항아리 안에서 밀봉의 과정을 거쳐야만 합니다. 바로 이 점을 도반님들께서 깊이 유념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에니어그램은 성격유형의 이해를 통해 원만한 인간관계를 유지해 가는 데 도움을 주는 정도의 의미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에니어그램은 이 세계와 우주의 법칙을 담고 있는 지혜의 원천에 대한 상징이며 세 개의 ‘나’로 구성되어 있는 인간이 어떻게 이성과 감성과 행동의 중심을 바로 세워서 지혜와 자비와 능력의 일치에 도달할 수 있는 가를 제시 해 주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다양한 인간과 만물의 다양성 안의 통일성을 바라보게 하고 나아가 통일성 안의 다양성을 볼 수 있는 혜안을 열어가게 합니다.
바로 이 인간의 길, 신성의 길을 스스로 선택해서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가고자 하는 사람이야 말로 이 세대의 그리스도요 구제푸가 말한 선의 선각자(The Herald of Coming Good )일 것입니다.


가까운 시일 안에 만나는 기쁨이 있기를 기원합니다. 전주 오가는 길에 들려주시고 가족 동반해서 오시면 더욱 큰 기쁨이겠습니다. 부디 뫔 가볍고 부드럽게 잘 사세요.


     경각산 불재에서


              물 이 병 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