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쟁이
2014.05.13 06:28
도종환 시인의
‘담쟁이’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 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403 | 새해 다짐 -박노해 | 물님 | 2023.01.04 | 1126 |
402 | 달의 기도 | 물님 | 2022.09.19 | 1184 |
401 | 남명 조식 | 물님 | 2022.07.28 | 1178 |
400 | 꽃눈 | 물님 | 2022.03.24 | 966 |
399 | 새해에는 단 하나만을 - 박노해 | 물님 | 2022.01.08 | 1026 |
398 | 소동파의 시 | 물님 | 2021.12.18 | 1021 |
397 | 절망은 나무 벤치 위에 앉아 있다. | 물님 | 2021.12.09 | 988 |
396 | -정현종 ‘가을, 원수 같은 | 물님 | 2021.10.19 | 1071 |
395 | 바람이 바뀌었다 -박노해 | 물님 | 2021.08.11 | 1059 |
394 | 이육사 유고시 -광야 | 물님 | 2021.06.10 | 11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