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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마을[2010.1.10]

2010.01.11 14:38

구인회 조회 수: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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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얇은 층을 이루고 있는 구름 저편 해가 슬며시 고개를 듭니다.

       하늘을 소요유 逍遙游 하는 새처럼 날개를 펴고 남쪽바다를 향합니다.

       그 옛날 장자는 저 해를 보며 무엇을 생각했을까요?

       천지여아동근 天地與我同根

       만물여아일체 萬物與我一體

       참새와 제비가 떠들어도 아랑곳 하지 않고 유유히 하늘을 나는 새

       우주와 함께 춤추는 저 해야말로 새 중에 새요

       세상 소리와 변화에 놀라지 않고 묵묵히 길 가는 저 새야말로

       자신의 화신으로 인간이 닮아야 할 최상의 대상이 아니었을까?

       그리하여 물님이 물을 벗 삼은 것처럼

       장주는 저 해를 벗(朋)삼아 이름하여 ‘붕鵬새’, 벗이라 이름 지은 것은 아닌지?

 

       장자의 일화를 적어 둡니다.

       혜시(惠施)가 부인 상(喪)을 당한 장자를 찾아와보니 가관이 아닙니다.

       장자는 자리에 앉아 대야를 두드리며 노래를 부르고 있습니다.

       화가 난 혜시가 장자에게 평생 같이 살고 아이까지 낳은 아내의 죽음에 대해

       인간이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따지자, 장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아내의 죽음이 내게 왜 슬프지 않겠는가?

       그러나 생각해보니 아내에게는 애초에 생명도 형체도 기 氣도 없었다.

       유有 무無 사이에서 기가 생겨났고, 기가 바뀌어 형상이 되었으며,

       형상이 다시 생명으로 모양을 바꾸었다.

       이제 삶이 변하여 죽음이 되니 이는 춘하추동 4계절이 순환하는 것과 같다.

       아내는 지금 우주 안에 잠들어 있는 것이다.

       내가 슬퍼하고 운다는 것은 자연의 이치를 모르는 것과 같다.

       그래서 나는 슬퍼하기를 그만 두었다."

 

       장자가 죽음에 이르자 제자들이 장례식을 성대히 치르자고 의논합니다.

       이에 장자는 "나는 천지로 관 棺을 삼고 일월 日月로 연벽 連璧을,

       별무리 星辰로 구슬을 삼으며 산천초목이 조문객 弔喪客이니 다 갖춰졌다.

       무엇이 더 필요하겠는가?" 라고 당부하며 그 의논을 즉시 멈추게 했다.

       제자들은 깜짝 놀라 매장을 소홀히 하면 까마귀밥이 될 것이라고 하자

       장자 이르기를 "땅 위에 있으면 까마귀와 솔개밥이 되고,

       땅속에 있으면 땅속의 벌레와 개미 밥이 된다.

       까마귀와 솔개밥을 빼앗아 땅 속 벌레에게 주는 것은 공평치 않다."

       그러면서 당신의 몸을 아무데나 버려 짐승의 먹이로 주라셨으니

       붕새가 되어 하늘을 품은 장자의 웃음을 그려볼 수 있습니다.

 

       장자의 화신 물님은 장자의 마음을 읽어 내려갑니다.

      “아바타’라는 영화가 장안의 화제다.

       이 영화의 대사 속에 ‘I SEE YOU. 나는 봤다’라는 말이 나온다.

       당신을 통해서 나를 본다. 자타일여 自他一如다

       영화의 내용을 보면 이 세상은 돈만을 밝히면서 물질을 얻기 위해

       최첨단무기로 무차별적으로  약자들을 죽여 간다.

       주인공도 이 같은 현상을 당연하게 생각했다.

       그러다가 우연히 자연의 아름다움을 보게 된다

       자연의 아름다움을 보는 사람은 사람을 죽일 수 없다.

       돈의 가치보다 생명의 가치를 본 주인공은 내면에 충돌을 일으킨다.

       나비족의 의식의 패턴, 아메리카 인디언, 아마존의 사고방식이 다 유사하다.

       그들이 학살당한 이유는 문명적으로 볼 때 그들이 미개했기 때문이다.

       이라크 전쟁의 패턴도 비슷하다. 엄청난 이익이 있기 때문에

       달려가 전쟁을 일으켰고 너나 할 것 없이 개죽음을 당했다.

       이라크, 아프가니스탄은 에니어그램으로 볼 때 8번 국가의 특징이다.

       한 번 복수를 하면 대를 이어 복수한다. 피의 악순환을 일으킬 것이다.

 

       한편 ‘아바타’는 범신론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범신론과 범재신론은 큰 차이가 있다.

       하느님의 로고스로 천지를 창조했다고 하면

       하느님의 로고스가 천지에 깃들어 있는 것은 당연하다

       서양의 노자 스피노자가 비판 받은 이유도 그가 범신론자라는 거다.

       이 우주를 창조하신 하느님의 로고스가

       만물 속에 깃들여 있다는 범재신론의 입장에 동의한다.

       인간을 문명과 신앙이 다르다고 야만인이라고 규정하고

       쫒아내고 죽이고 하는 것은 올바른 행태가 아니다.

       이 영화를 제작한 사람은 타이타닉을 만든 사람이다.

       이 지구적 삶이 돈을 앞세워서 죽여 가는 행태를 종식시키고

       미개 야만인이라고 무시했던 그들 속에서 인류가 행복해야 될 삶의 방식이

       있지 않은지 그걸 찾아 내놓은 것이다.

       붕새가 내가 되고 내가 나 되는 삶

       붕새가 나타나면 성인이 나타나서 약자들이 기펼 수 있는 세상

       이상세계 평화세계가 온다고 한다.

       영화 속에 죽이기 위한 용병으로 온 존재가 약자들과 하나가 되어 싸운다.

       붕새가 하나 되는 의식, 가장 높은 곳에서 하늘을 맘껏 나는 존재를 의미한다.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사람이 됩니다.”

       폴 틸리히는 예수 그리스도는 새로운 존재 새로운 인류를 탄생하기 위하여

       이 세상에 오신 분으로 규정한다.

       그 분의 꿈은 기독교의 교주가 아니라 새로운 존재, 새로운 세상이다.

       육체는 모든 것들이 깃들인 곳이다.

       그런데 대부분 겨자씨 한 알 그 상태로 살고 있다.

       겨자씨의 비유는 너희들 안에 생명이 깨어난다면 거목이 될 수 있다는 거다.

       육체가 나는 아니지만 모든 것을 담을 수 있다.

       인간은 스폰지와 같다.

       스폰지는 공기와 물을 확 빨아드린다.

       물은 가슴에너지요, 육체가 가진 가슴이다.

       공기는 의식이고 자각이고 멘탈이다. 이 자각이 공기와 같다

 

       사람이 상처받았다는 것은 무얼 의미하는가?

       아는 체 안했다고, 몰라줬다고, 서운한 말 한 마디에 상처받는다.

       상처는 가슴, 감정의 문제이다.

       이때 인간의 공격적 에너지들이 가장 어리석은 방법으로 존재에너지를 쓴다.

       이건 에고의 장난일 뿐이다.

       그러므로 가슴을 다룰 훈련이 필요하다.

       수천년 동안 누적된 것들이 내 세포에 깃들어 있다.

       늘 어떤 상황에서도 평정심을 유지한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내 에너지 가슴이 커지고 힘이 세지고, 지혜가 커지고

       거목으로 성장해야 될 에너지를 어디에 소모하고 있는지 직시해야 한다.

       예수님은 겨자씨 하나를 예기했다.

       여기서 깨어 보라 했다. 이는 영혼의 시각을 찾는 것이다.

       I SEE YOU. 돈만 보고 살았는데 이제 영혼을 본다.

       영혼의 자각, 생명의 순수성을 발견하고 큰 나무로 키워간다.

       중요한 것을 보게 되고 의식하게 되었다는 메시지다.

       장자와 겨자씨의 비유를 통해서 그 영화를 읽어낼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는 힘과 지혜를 기르고 사랑의 에너지를 키워서

       큰 나무로 성장해야 한다.

       질투하는데, 성질내는데, 걱정하는데 쓰는 에너지의 누수를 막아야 한다

       이것이야 말로 한 생애 동안 마지막까지 지켜야 될 과제다.

      
       지풍승 地風升
       아이들은 썰매로 붕 떠서 눈을 날리고
       물님의 말씀은 붕새의 꿈이 되었다가 하늘에 오릅니다.
       그 덕에 오가는 이들이 다 붕 뜹니다.
      
               
                                                           s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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