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 / 김용택
2010.02.18 23:01
김 용 택 산사이 작은 들과 작은 강과 마을이 겨울 달빛 속에 그만그만하게 가만히 있는 곳 사람들이 그렇게 거기 오래 오래 논과 밭과 함께 가난하게 삽니다 겨울 논길을 지나며 맑은 피로 가만히 숨 멈추고 얼어 있는 시린 보릿잎에 얼굴을 대보면 따뜻한 피만이 얼 수 있고 따뜻한 가슴만이 진정 녹을 수 있음을 이 겨울에 믿습니다
달빛 산빛을 머금으며 서리 낀 풀잎들을 스치며 강물에 이르면 잔물결 그대로 반짝이며 가만가만 어는 살땅김의 잔잔한 끌림과 이 아픔 땅을 향한 겨울 풀들의 몸 다 뉘인 이 그리움 당신 아, 맑은 피로 어는 겨울 달빛 속의 물풀 그 풀빛 같은 당신 당신을 사랑합니다
,출전 :섬진강(1985)
한적한 농촌 마을의 전형적인 풍경 잊혀지고 사라져가고 있는 마을의 색깔들
|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403 | 새해 다짐 -박노해 | 물님 | 2023.01.04 | 1152 |
402 | 달의 기도 | 물님 | 2022.09.19 | 1218 |
401 | 남명 조식 | 물님 | 2022.07.28 | 1209 |
400 | 꽃눈 | 물님 | 2022.03.24 | 989 |
399 | 새해에는 단 하나만을 - 박노해 | 물님 | 2022.01.08 | 1059 |
398 | 소동파의 시 | 물님 | 2021.12.18 | 1048 |
397 | 절망은 나무 벤치 위에 앉아 있다. | 물님 | 2021.12.09 | 1023 |
396 | -정현종 ‘가을, 원수 같은 | 물님 | 2021.10.19 | 1103 |
395 | 바람이 바뀌었다 -박노해 | 물님 | 2021.08.11 | 1081 |
394 | 이육사 유고시 -광야 | 물님 | 2021.06.10 | 115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