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파일에
2014.08.17 06:09
초파일에
- 歸信寺에서 -
초파일 봉축 연등이 늘어선
절 마당에 앉아 있노라니
뺨을 감미롭게 스쳐가는 바람이
고맙다.
이 바람 하나만으로도
이 자리에 오기를 잘했지.
지나간 겨울 찬바람의 기억을 털어버리고
새순을 내고 있는 장독대 옆 감나무
저기 돌담이며 곱게 핀 자목련
몸을 입고 세상에 나온 모든 것들이
오월을 꼼지락거리고 있다.
저마다 자기 자리에 있어줌으로
고마운 세상
바라볼수록 보기에 좋구나
허공을 간질이는 바람도
허공을 비워내는 내 마음도
그저 좋구나.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80 | 봄날에 | 이병창 | 2024.04.09 | 844 |
79 | 그대의 첫 별 | 물님 | 2023.05.13 | 1111 |
78 | 전생을 묻는 이에게 | 물님 | 2023.03.06 | 1132 |
77 | 새들이 노래하는 이유 | 물님 | 2022.06.19 | 1554 |
76 | 봉준이 형 | 물님 | 2022.03.06 | 1467 |
75 | 남해 금왕사 | 물님 | 2021.12.20 | 1549 |
74 | <메리 붓다마스> 침묵의향기 책들 | 물님 | 2021.10.16 | 1644 |
73 | 꿈 밖에서 꾸는 꿈 [1] | 물님 | 2021.08.11 | 1783 |
72 | 성륜사 | 물님 | 2021.05.24 | 1651 |
71 | 로열블루 | 도도 | 2020.09.02 | 198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