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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고 싶은 | 마을

2015.06.03 08:38

물님 조회 수:2359

내가 살고 싶은 | 마을 강원도 정선군 남면 개미들마을] 주민 되려면 3개월 ‘체류 면접’ 통과해야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2015.06.03 00:01  





  
 [이코노미스트] 마을기금 27만원에서 10년 새 30억원으로 ... 내후년 목표 50가구까지 5가구 남아
1. 마을 수익은 한옥 등 숙박시설을 짓는데 재투자한다. / 2. 폐교를 농촌체험 시설로 활용해 투자비용을 아꼈다. / 3. 맨손 송어잡기 체험은 도시 학생들에게 인기 프로그램이다.
산골 중에 산골이다. 흔한 유적지도 하나 없다. 유명인이 사는 것도 아니다. 그런 마을을 연 4만명이 찾는다. 노선버스 하나 제대로 없는 시골길에 대형 버스 수십대가 끊임없이 오가며 손님을 내려놓는다. 여기에 대체 무엇이 있을까. 5월 19일 대형 버스 행렬을 따라 강원도 정선군 남면 개미들마을을 찾았다. 끊임없이 학생 손님들이 쏟아져 들어왔다. 마을 사람들은 버스를 내리는 한 명 한 명에게 미소를 잃지 않았다. 연세가 많은 마을 주민들은 처음 보는 사람들을 반갑게 맞았다. 마치 옆집 이웃처럼 친근했다. 점심을 지나 휴식시간이 되자 귀농한 젊은 주부들과 연세가 많은 할머니들은 주거니 받거니 농담을 건네며 웃음을 터뜨렸다. 배식을 하던 한 할머니는 어디서 구했는지 모를 멋진 선그라스를 끼고서 “나 어디 달라져 보이지 않느냐?”며 능청을 떨었다. 개미들마을 주민들은 그렇게 소풍나온 듯 즐겁게 지냈다.50가지 농촌체험프로그램 연중 예약 ‘풀부킹’


개미들마을은 귀농·귀촌 성공 사례로 손꼽히는 마을이다. 10년 전만 해도 지금 같은 모습은 꿈도 꿀 수 없었다. 폐쇄적이던 주민들은 외지 사람들과 전혀 어울리지 못했다. 각종 마을 사업은 대부분 실패했다. 수익이 나면 누가 더 많이 가지느냐를 두고 이웃끼리 다퉜다. 다른 마을이 좀 잘 된다 싶으면 ‘우리 마을 이장은 뭐 이러냐’며 불평을 늘어놓기 일쑤였다. 이 마을 최법순 위원장이 이장을 맡을 2004년 당시만 해도 마을 전체의 기금은 27만원에 불과했다. 귀농·귀촌은 고사하고 고향 사람들도 마을로 돌아오지 않았다. 그렇게 마을은 빈곤하게 늙어만갔다.농촌체험프로그램을 시작하면서 마을은 완전히 달라졌다. 매년 4만여명의 관광객이 찾고 체험프로그램만 총 50여 가지에 달한다. 맨손으로 송어잡기, 자전거하이킹, 떡매치기, 농촌 난타 등이 핵심이다. 반나절·한나절·1박2일·2박3일 등 장기 체험 코스 인기가 더 높다. 지난 4월에 이미 연중 예약이 모두 다찼다.개미들마을은 41가구에 불과하다. 하지만 농업 외 순수 마을 체험으로만 연 14억원의 매출을 기록한다.


 5명의 직원 급료와 시설유지 비용 등을 제외한 순이익은 연 9억원. 모두 농촌 주민들의 서비스로 번 돈이다. 주민들은 각 가구마다 1명씩 격일로 참여한다. 120일의 영업일 중 60일이다. 이에 따른 가구당 배당소득은 연 2500만원 안팎이다. 이런 벌이는 흔치 않다.각자 출자금액이 다른 숙박 관련 소득과 개별 가구의 농업 관련 소득은 제외한 수치다. 이렇게 개미들마을은 마술처럼 10년만에 부농 마을이 됐다.개미들마을 최법순 마을위원장은 “곳간에서 인심난다는 말처럼 마을이 돈을 잘 벌어야 주민들간 관계가 돈독해지고 작은것도 나눠쓰게 되더라”며 “개미들마을이 생활 공동체를 넘어 경제 공동체를 지향한 것이 성공비법”이라고 말했다. 교사 출신인 최 위원장은 도시의 학교를 찾아가 농촌체험프로그램을 알리는 등 영업에 주력했다. 수학여행에 농촌체험프로그램을 끼워넣는 일이다.


 매년 학교 교감선생님들을 초청한 팸투어도 진행했다. 그동안 마을 주민들은 서비스 품질 향상에 주력했다. 농한기를 활용해 여러 강사를 불러 서비스 마인드를 갖췄다. 말을 건네고 인사하고 미소 짓는 법을배웠다. 코미디언을 불러 하루 종일 웃으며 즐기는 방법도 익혔다. 그 뒤 27만원이던 마을 공동기금은 30억원으로 늘었다. 개미들마을 사람들이 즐기듯 일하고 늘 웃을 수 있는 이유다.마을 컨셉트 지키려 주변 토지 사들여농촌체험프로그램을 하려면 젊은 귀촌·귀농 인구를 늘릴 필요가 있다.


 귀농·귀촌 신청자는 이미 줄을 서있다. 하지만 이 마을은 선을 그었다. 딱 50가구로만 운영키로 했다. 더 큰 마을이 되기보다 적정한 마을을 만들기 위해서다.개미들마을 41가구 중 15가구가 귀농·귀촌 가구다. 2005년 귀촌을 시작하기 전엔 27개 가구에 불과했다. 올해 예정된 귀촌 가구가 들어오면 45가구가 될 예정이다. 내후년까지 50가구를 완성할 전망이다. 개미들마을은 이미 많은 지원자를 거절했다. 현재 마을 운영의 방향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사업이 좀 될 것 같아 돈보따리를 들고 들어온 지원자는 가차없이 도시로 돌려보냈다. 야박해 보이지만 주민들은 원하지 않는 사람을 들이지 않았다.


 개미들마을 주민이 되는 과정은 까다롭다. 이 마을 주민이 되려면 최소 3개월 이상 이웃들과 지내야한다. 식비 외 체류비용은 모두 마을에서 댄다. 주민 후보자 기간 동안 주변 여러 이웃들 일손을 도우며 이야기를 나누면서 일종의 면접을 봐야 한다. 마을 사업에 협조적이냐가 첫째 조건이다. 그리고 가능하면 45세 이하를 환영한다. 학교에 다니는 어린 아이가 함께 오면 농촌이 더 젊어진단 이유다. 정착하면 500만원의 정착 지원금도 준다.개미들마을은 매년 수십억원씩 벌어들인 수익으로 마을 주변 땅을 사들이고 있다. 원치 않는 사람이 정착해 마을의 컨셉트를 무너뜨릴 수 없게 보호하는 조치다. 학생 관광객이 많다는 특성을 감안해 마을 주변에 유해한 영업소를 절대 두지 않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개미들마을은 돈을 더 많이 벌기보다 일을 더 오랫동안 유지하고 싶어한다. 개미들마을 아이들이 마을에서 자라 마을의 일만 해도 살 수 있도록 해주기 위해서다. 이를 위한 빈집은 단 5자리만 남아있다글=박상주 이코노미스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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