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램브란트 영감에게 외

2016.03.08 05:13

물님 조회 수:1186

램브란트 영감에게

                     물

 

당신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을

야경이라는 제목의 그림은

얄미운 인간세상을

솔직하게 그려내면 어떻게

미운털이 박히는가를

잘 보여주고 있구려.

 

그래도 인생쪽박 찾다고

영원히 쪽박차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위안 삼아

나는 그대의 그림을 감상하오.

 

빛의 자궁속에서 꺼낸 어둠으로

어둠을 그린 당신의 재능에

감탄하면서

미운 놈들의 세상을 짐짓 모른채

건너간 당신의 자존심

춥고 배고팠던 그대의 말년을

다시 생각하오.

 

낮가죽이 화려할수록

얼빛이 흐린 인간들의 얼굴에

은근히 먹물을 뒤덮은

그대의 속마음을 이리저리

가늠하다가

점심을 건너뛴 배를 쓰다듬으며

미술관을 걸어나왔오.

 

                      2015. 8. 22

                  암스텔담 국립미술관에서.

 

암스테르담의 밤.

 

소돔과 고모라의 물 빛으로

채워진 운하를 따라서

환락의 불빛이 물들고 있다.

어디에서 어디로 가는 것일까

뜬구름처럼 밀려가는 인파

창밖의 세상을

벌거벗은 여인들이 내다보고 있다.

환락이란 저 불빛같은거겠지

날이새면 사라질 환상을

쫓아가는 발걸음은 바쁘기만

하다

내가 탄 배는 암스테르담의 내장 속을 미끄러지듯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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