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새의 기도
2016.07.18 08:29
가난한 새의 기도
이해인
꼭 필요한 만큼만 먹고
필요한 만큼만 둥지를 틀며
욕심을 부리지 않는 새처럼
당신의 하늘을 날게 해 주십시오
가진 것 없어도
맑고 밝은 웃음으로
기쁨의 깃을 치며
오늘을 살게 해 주십시오
예측할 수 없는 위험을 무릅쓰고
먼 길을 떠나는 철새의 당당함으로
텅 빈 하늘을 나는
고독과 자유를 맛보게 해 주십시오
오직 사랑 하나로
눈물 속에도 기쁨이 넘쳐날
서원의 삶에
햇살로 넘쳐오는 축복
나의 선택은
가난을 위한 가난이 아니라
사랑을 위한 가난이기에
모든 것 버리고도
넉넉할 수 있음이니
내 삶의 하늘에 떠다니는
흰 구름의 평화여
날마다 새가 되어
새로이 떠나려는 내게
더 이상 무게가 주는 슬픔은 없습니다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403 | 새해 다짐 -박노해 | 물님 | 2023.01.04 | 1031 |
402 | 달의 기도 | 물님 | 2022.09.19 | 1087 |
401 | 남명 조식 | 물님 | 2022.07.28 | 1084 |
400 | 꽃눈 | 물님 | 2022.03.24 | 869 |
399 | 새해에는 단 하나만을 - 박노해 | 물님 | 2022.01.08 | 930 |
398 | 소동파의 시 | 물님 | 2021.12.18 | 923 |
397 | 절망은 나무 벤치 위에 앉아 있다. | 물님 | 2021.12.09 | 887 |
396 | -정현종 ‘가을, 원수 같은 | 물님 | 2021.10.19 | 981 |
395 | 바람이 바뀌었다 -박노해 | 물님 | 2021.08.11 | 964 |
394 | 이육사 유고시 -광야 | 물님 | 2021.06.10 | 103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