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273970
  • Today : 1247
  • Yesterday : 1076


다비 [茶毘]

2016.11.24 09:55

물님 조회 수:1832


다비 [茶毘]

        물

 

삼십 여년 함께 다닌 책장을

불태우고 있다.

때로는 불 말이었다가

불사조의 형상으로

타오르던 불길은

숨 가쁘던 엄동의 세월을 보여주더니

세포 속에 웅크린 동상을 녹이고 있다.

 

이제는 저 불길처럼 뜨거워지는

일만 남았다.

나를 온전히 불태워

재가 될 일만 남았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0 봄날에 file 이병창 2024.04.09 114
79 그대의 첫 별 물님 2023.05.13 747
78 전생을 묻는 이에게 물님 2023.03.06 771
77 백담사 - 숨 file 도도 2019.06.07 855
76 귀신사의 뒷모습 file 물님 2020.05.01 870
75 귀신사(歸信寺)(2) file 물님 2020.05.01 877
74 파랑 - 숨님의 시 file 도도 2019.12.21 879
73 알렉산드리아에서 물님 2020.01.16 888
72 종남산 송광사 file 도도 2020.06.14 900
71 봉준이 형 물님 2022.03.06 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