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276326
  • Today : 520
  • Yesterday : 1016


조문(弔問)

2016.11.24 10:13

물님 조회 수:1034

조문(弔問)
                     김수호

아침 안개는
부끄러움이 피워내는 환각이다.
나는 끈적한 안개 한 모금을 삼키고
부끄러움에 취해 손을 뻗었다.

손 뻗은 자리엔 죽은 노목(老木)이 있다.
추한 저 껍데기도 누군가의 버팀목이었다.
해는 오늘도 뜨고 또 다시 지겠지만
죽어버린 아버지는 돌아올 수 없을 것이다.
말라비틀어진 마음에 위로는 아무 소용이 없다.

들이쉬었던 상념을 뱉는다.
해는 모르는 새 머리 위까지 왔다.
눈물고인 눈으로 나는
단풍과 둘이서 붉게 노목(老木)을 조문(弔問)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03 새-천상병 물님 2011.10.31 5456
402 불재 [12] file sahaja 2008.05.22 3409
401 사월의 기도 [8] file 운영자 2008.04.20 3174
400 알마티 가는 길 [1] 물님 2005.12.17 3082
399 키르키스탄 이슼쿨 호수에서 [1] file 송화미 2006.04.23 2932
398 별 헤는 밤 - 윤동주 도도 2020.03.02 2889
397 아프리카로 가는 길 이병창 2005.09.05 2877
396 아들에게 이병창 2005.09.05 2849
395 물님의 당신의 복음서 [1] 운영자 2007.02.07 2841
394 쉼표이고 싶다 운영자 2006.01.09 27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