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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기오의 멋과 문화탐방

 

                                                                                                     전주비전대학교 옥필훈 교수

 

아침 5시쯤 되면 닭소리에 잠이 깬다. 보통 흔히 바기오 사람들이 느끼는 정취이다. 바기오는 필리핀 사람들이 신혼여행의 메카라고 부를 정도로 휴양도시로 알려져 있다. 또한 필리핀 대통령의 여름별장으로 알려진 맨션하우스(Mansion House), 과거 미군점령시절의 ‘존헤이캠프(John Hay Camp), 북한 황장엽 노동당 비서가 머물었다는 바기오 ! 마닐라 국제공항에서 바기오시는 57.7㎢의 넓지 않은 면적에 해발 1,500m 이상의 고산지대에 위치하고 있고 30만명이 넘는 인구를 가지고 있다. 필리핀어는 따갈로어이고, 공용어는 영어이다. 외부문화의 영향을 받아서 그런지 혼합문화의 성격을 지녔고, 주로 스폐인과 미국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필리핀은 과거 1521년 마젤란이 세부(Cebu) 막탄섬에 상륙하면서 서구에 알려지게 되었고, 영토세력 다툼에 스페인에 약 330년간 스페인의 식민지가 되었고, 스페인의 통치가 끝난 후 미국의 지배가 시작되었으며, 당시 스페인과 사이가 나빴던 미국이 대함대를 이끌고 마닐라 항으로 들어오게 되었는데, 스페인은 미국에 패하여 당시 2,000만 달러에 필리핀을 팔게 되었다. 제2차 세계대전 중 일본 공군은 바기오의 존헤이캠프를 주로 공습하여 결국 일본의 사령부로 삼게 되었다. 1년 뒤 미군연합군은 바기오를 수복하였고 당시 바기오시는 대부분 페허가 되었다. 그 이후 바기오시민들과 정부당국의 복원노력으로 현재와 같은 휴양도시이자 교육도시로 다시 태어나게 되었다.

마닐라 공항에서 바기오까지 가는 버스로는 빅토리아 라이너(Victoria Liner)와 조이버스(Joy Bus)가 있는데, 중간에 쉬고 5~6시간 이상 달리면 고산지대에 도착하게 된다. 바기오는 춥지도 덥지도 않아 범죄율이 낮고 교육도시로 잘 알려져 있어 시티 주위에 UP(University of the Philipiness)와 UB(University of Baguio)를 비롯한 유명한 대학들이 있고, 많은 한국인 어학연수생들이 영어를 배우러 기꺼이 이곳을 찾는 이유일 것이다. 참고로 UB는 한국대학들과 자매결연을 맺고 있고, 100명이 넘는 한국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는 곳이고도 하다. 또한 많은 바기오시민들은 카톨릭을 믿고 있어 시내 중심가 Session Road에는 대성당 (Baguio Cathedral)이 위치하여 있다. 과거 미군기지로 사용될 만큼 도로계획이 고산지대인데도 불구하고 시내 어디를 가나 차로 드라이브를 하기 좋게 평지와 다름이 없게 도로가 잘 정비가 되어 있고 택시를 타고 창 밖을 내다보면, 차로 지역명을 잘 알리기 좋게 도로 팻말에 ‘CAMP 7’ ‘CAMP8‘이라는 글자가 눈에 선명하다. 또한 마을 곳곳에 고산지대에 볼 수 있는 소나무와 바나나 나무를 쉽게 접할 수 있다. 먼저 바기오 역사를 알려고 한다면 Governor Pack Rd에 위치해 있는 바기오 박물관(Baguio Museum)을 만나야 한다. 지상 3층, 지하 1층으로 되어 건물인데, 성인 40페소, 아동 20페소면 입장할 수 있다. 이 안에 들어가면 미국인 건축가이자 도시설계자인 다니엘 번함(Daniel Burnham, 1846-1912)은 필리핀 마닐라뿐만 아니라 이곳 바기오시도 설계한 것으로 기록되어 시내 한복판 그의 이름을 빌려 번함 파크(Burnham Park)가 자리잡고 있다.

바기오에서 주위를 살펴보면 바랑가이(Barangay:따갈어로는 ‘희망’이라는 뜻)라는 글자를 볼 수 있다. 이는 필리핀의 도시와 지자체를 구성하는 최소의 지방자치단위이다. 이러한 바랑가이는 바기오 전역에 129개나 된다. 필리핀 전지역에 즐비해 있는 최대쇼핑몰인 SM(Shoe Market)은 이곳 바기오시티 핵심상권에 위치하여 있는데 SM 2,3층에 올라 시내전경을 바라보면 바기오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다. 외국인들이 많이 찾고 최대쇼핑몰이다 보니 쇼핑을 하고 저녁 늦은 시간이면 건물안에 일렬로 택시를 타려고 줄을 세우는 경찰을 쉽게 볼 수 있는데, 어떤 때에는 1시간 이상 기다려야 택시를 탈 수 있다. 고산지대라 그런지 8페소만 내면 지프니(jeepney)라고 하는 버스와 짚차의 중간형태의 미니버스인데, 과거 미군이 철수하고 난 뒤 군용 지프를 개조하여 만든 대중교통수단으로 40~50km의 속도로 시내를 구간마다 어디든 갈 수 있고, 또한 바기오택시는 35페소 기본요금에 100페소 안으로 바기오 시내권에 여행을 만끽할 수 있다. 자연친화적으로 관광하려면 바기오 식물원(Botanical Garden)이나 Mines View Park를 권하고 싶다. 바기오 플라자(Baguio Plaza)에서 지프니를 타고 30분 내외로 차를 타고 가면 Botanical Garden이 나오는데, 필리핀 전역 식물을 한곳에 심어놓은 듯한 연상을 하게 한다. 20페소를 내면 전통의상을 입고 식물원 내부를 활보하며 마음껏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특권을 누리게 된다. 이곳에는 일찍이 우리나라 강원도와 좋은 우정을 가지고 있어 ‘태백공원(TAEBAEK PARK)’이라고 하는 한글로 나무로 짜여진 명패가 눈에 들어오고, 천하대장군과 지하여장군이 함박웃음으로 반갑게 맞이하고 있으며, 그 안에 깊숙이 들어가보면 일본인 동굴이 나오는데, 1942-1945년 사이에 일본군인들에 의해 동서남북으로 30개 정도의 굴을 파고 폭탄창고로 활용하였다고 한다. 이곳에서 다시 지프니를 타고 30분 정도 달리면 일찍이 탄광지역인 마인즈뷰파크에 도착하게 되는데, 'Mines View Park'라고 써놓은 곳 양쪽으로 100개가 넘는 전통 재래상점들이 놓여있는데, 여행객들이 많은지라 공원둘레로 목기제품, 식물, 전통의상, 악세사리, 입을 즐겁게 하는 먹거리들이 많이 있다. 또한 원한다면 저렴한 비용으로 승마를 즐길 수도 있다. 그 중에 Buko라는 전통차를 파는 가게가 있는데 20~25페소 사이에 맛나는 코코넛으로 만든 차로 더운 날씨에 필요한 음료이다. 그 밖에 바기오에는 아쉽게도 우리나와 같은 목욕탕이 없지만 바기오 인근지역에 온천과 수영을 즐길 수 있는 아신온천(asin hot sping)이 있다. ‘집을 떠나면 고생’이라고 하지만 이곳 바기오의 멋과 문화를 알아가는 여행에서도 바기오시티 주변 Legarda Rr에 위치해 있는 한인식당에서 필리핀 알바생들이 ‘이모’ ‘삼촌’하며 반갑게 맞이하여 주니 피로가 말끔히 씻는 듯 하다. 결국 여행은 신이 창조한 인간세계와 자연세계를 알아가는 것이다.

 

제출 : 전북연합신문(2017.0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