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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재 하루 일당 9만원

2017.07.24 13:44

도도 조회 수:45



20170721-22


7월 장마가 한창입니다.

때를 얻었다 싶은 풀들이 우후죽순이라더니

경쟁하듯이 마구 키를 키웁니다.


장마 틈새가 있어 잠깐 나타난 햇볕은

말 그대로 가마솥 더위입니다.

폭염경보가 내려 온종일

가만히 있기만 해도 땀이 줄주르르

이 때다, 때를 놓치지 않고 예초기를

돌려야 이발하고난 후의

개운한 기분이 든다고

휘발유 떨어질 때까지 돌려대는

저녁식탁 차려놓고 기다려도 오지 않는

물님을 가만히 가서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마음을 일으켜야 손길이 가고

손길이 닿아야 이쁘게 보이는 건 사실입니다.

일주일 동안 서울에서 열리는

오라소마 비머라이트펜 코스에 참석한다고

무엇이든 해야할 일을 마무리하려는 듯합니다.

인력을 사서 하자고 해도 살림꾼은 허락하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에,

람보처럼 멋져보인다는 말은 차마 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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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동에서는 이른 새벽에 여성인력시장이 열립니다.

그곳에 가면 필요한 인력을 구할 수 있습니다.

6시 정도에 나가 보았더니 3명은 오른쪽 길가에 2명은 왼쪽 길가에

앉아 자신의 인력을 사갈 사람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미 한바탕 실려가고 남아있는 사람인 것 같습니다.

그 전에는 차를 바짝 대고 사람을 불렀더니 우르르 몰려와서

내리라고 하는 소동이 있었던 바,

이제는 차를 멀찌감치 대고 츄리닝 차림으로 어슬렁 거리며 걸어갑니다.

마치 나도 인력시장에  나온 사람처럼 말입니다.

사모님인지 교장선생님인지 어떤 산책나온 아줌마인지

아무도 눈치 못채게 해야 실랑이를 면할 수 있으니까요.

이쯤 되면 어떠한 처지에도 처할줄 아는 비결을 배웠노라는 사도바울의 고백을

경험하는 것 같지만 치열한 생존의 현장입니다.


왼쪽으로 가서 두 분을 찍어서 풀을 멘다고 하니까 얼른 따라나섭니다.

"어디로 가요?"

"구이쪽이에요. 얼마드려야 되요?"

"9만원이요."

그러고보니 작년에는 8만원이었는데 그사이 부르는 게 금이라더니

올랐구나.

땡볕에 하루종일 일당 구만원이라도 그렇지 누가 하겠는가.

조금 있으면 고추따는 일을 해야는데 봉고차가 와서 사람들을 죄다 싣고 간답니다.

딱 한번 해 봤지만 고추따는 일은 죽을 맛 최악입니다.


농기구는 물론이고 오전 새꺼리, 오후 새꺼리, 점심식사, 시원한 물 등을 제때에 챙겨드려야 하고

모기약도 있어야 합니다.

일머리도 설명해 드려야 시간 내에 마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번거로운 일을 감수하고라도 인력을 사서 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몸으로 사는 사람들이 있어서 세상은 돌아가고.....   있습니다.

월세 15만원도 낼 수 있고 건강 주셔서 감사하다고 합니다.

혈관에 피가 돌아야 생명이 살듯이 돈도 돌아야 하지 않을까요.....

그래서 옛 어른들은 '피 같은 돈'이라고 하셨나 봅니다.


덕분에 땀벤 마당에서 맨발로 기도하듯 춤을 춥니다. 

끈적이는 밤 공기에 모기도 함께 

괜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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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장마 기간이 길어집니다.

습한 숲 길을 잠깐만 걸어도 버섯들이 마구 피어 난 걸 볼 수 있습니다.

참 신기합니다.


소낙비가 한바탕 쏟아진 후,

폭염에 달구어진 길 위에서 김이 피어오르는 모습은

경각산을 오르는 길을 가리켜 줍니다.

그 길따라 올라오시면 불재성지 안에 있는

숲 속 마당이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