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수암
2019.05.29 05:44
문수암
눈치 없는 사람에게도
밥 한 그릇 나누는 암자
문수암 올라가는 솔숲 속에는
춘란향이 그득하다.
속진에 절은 코를 세수하며 가노라니
어떤 이가 난을 캐고 있다.
춘란이 보고 싶으면
산을 찾으면 될 것을,
제 자리를 떠나게 하면
풀도 사람도 고생일 텐데
살고 죽는 인연을 내려놓은
저 풀 한 포기만도 못한 짓을
인간들이 하고 있구나.
산신각 호랑이는 이런 때
무엇하나 모르겠다고 푸념하다 보니
그 사이 춘란 향이 내 코를 떠났구나.
제 자리에서 홀로 자라고
말없이 죽어 가라는 하늘의 뜻을
또다시 확인하는 길
문수암 올라가는 길.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30 |
로열블루
![]() | 도도 | 2020.09.02 | 2022 |
29 | 선운사에서 | 물님 | 2014.05.02 | 2076 |
28 |
낙엽을 바라보며. 이병창
![]() | 구인회 | 2013.11.10 | 2123 |
27 |
숯덩이가 저 혼자. 이병창
![]() | 구인회 | 2013.09.23 | 2165 |
26 |
아이. 이병창
![]() | 구인회 | 2013.10.07 | 2173 |
25 |
꿈. 이병창
[1] ![]() | 구인회 | 2013.08.22 | 2191 |
24 |
사랑을 위하여. 이병창
[1] ![]() | 구인회 | 2013.09.07 | 2305 |
23 | 다비 [茶毘] [1] | 물님 | 2016.11.24 | 2346 |
22 |
十字架. 이병창
[2] ![]() | 구인회 | 2013.07.18 | 2352 |
21 |
초록에 붙여. 이병창
[1] ![]() | 구인회 | 2013.05.26 | 246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