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수암
2019.05.29 05:44
문수암
눈치 없는 사람에게도
밥 한 그릇 나누는 암자
문수암 올라가는 솔숲 속에는
춘란향이 그득하다.
속진에 절은 코를 세수하며 가노라니
어떤 이가 난을 캐고 있다.
춘란이 보고 싶으면
산을 찾으면 될 것을,
제 자리를 떠나게 하면
풀도 사람도 고생일 텐데
살고 죽는 인연을 내려놓은
저 풀 한 포기만도 못한 짓을
인간들이 하고 있구나.
산신각 호랑이는 이런 때
무엇하나 모르겠다고 푸념하다 보니
그 사이 춘란 향이 내 코를 떠났구나.
제 자리에서 홀로 자라고
말없이 죽어 가라는 하늘의 뜻을
또다시 확인하는 길
문수암 올라가는 길.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79 | 채송화 / 물님(용담 새마을 채송화 축제 테마시) [1] | 구인회 | 2009.07.06 | 16470 |
78 | 사월. 이병창 [1] [56] | 구인회 | 2013.04.03 | 9415 |
77 | 아침에.2 이병창 [1] [40] | 구인회 | 2011.05.05 | 8209 |
76 | 카자흐스탄 우쉬토베(손짓사랑 여름호) [48] | 구인회 | 2009.08.24 | 5791 |
75 | 당신은. 이병창 [3] [110] | 구인회 | 2011.06.20 | 4915 |
74 | 룸브아 예배당에서 / 장세균 선교사님께 [4] [18] | 구인회 | 2009.01.18 | 3310 |
73 | 조선의 봄. 이병창 [3] | 구인회 | 2013.06.02 | 2816 |
72 | 갈보리의 노래 [1] | 구인회 | 2009.01.10 | 2790 |
71 | 시인. 이병창 [1] | 구인회 | 2011.05.26 | 2721 |
70 | 메아리. 이병창 [2] | 구인회 | 2013.07.05 | 255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