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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옛길을 걷자

2020.09.19 05:38

물님 조회 수:14


조선시대 옛길인 삼남대로, 영남대로, 관동대로, 의주로 경흥로를 교과서에 수록하고 그 길을 걷자.
                                                 신정일 -  길 위의 인문학

”등잔 밑이 어둡다.“ ”낫 놓고 기역자도 모른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나라 옛길을 아는 사람은 적다. 그러다가 보니 걷는 사람은 더더욱 없다. 오로지 남의 나라 길만 걷는데, 우리나라 옛길은 어디를 말함인가? 조선시대 우리나라의 길이 <동국여지비고>제 2권에는 다음과 같이 실려 있다.
”서북西北으로 의주義州를 거쳐 북경으로 가는 것이 제 1로가 된다. 홍제원弘濟院과 양철평梁鐵坪을 경유한다. 동북으로 경흥부 서수라진慶興府 西水羅津에 가는 것이 제 2로다. 흥인문興仁門과 水踰峙를 경유한다. 동으로 평해군平海郡에 가는 것이 제 3로가 된다. 흥인문과 중량포中梁浦중랑포를 경유한다. 동남으로 동래부. 부산진으로 가는 것이 제 4로가 된다. 숭례문과 한강진漢江津을 경유한다. 남으로 고성현固城縣과 통제사영에 가는 것이 제 5.6로가 된다. 두 길로 나뉘는데, 한강진을 경유하는 것이 제 5로가 되고, 노량진을 경유하는 것이 제 6로가 된다. 남으로 이진 거쳐 제주로 가는 것이 제 7로가 된다. 노량진을 경유한다. 서남으로 보령현保寧縣 수군절도사영에 가는 것이 제 8로가 된다. 노량진을 경유한다. 서쪽으로 강화부로 가는 것이 제 9로가 된다. 양화진楊花津을 경유한다. “
오늘날의 경부고속도로나, 호남고속도로, 그리고 영동고속도로 역할을 했던 옛길이 조선시대 이후 사라지고, 목포에서 신의주까지 1번 국도, 목포에서 부산까지의 길이 2번 국도로 지정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그런 연유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조선시대 옛길을 알지도 못할뿐더러 걷는 사람은 삼 년 가뭄에 콩날 정도로 드물다.
수많은 사람들이 땅끝 마을에서 통일전망대까지 포장도로를 걷고, 모 기업에서 청소년 대상으로 국토종주를 하면서도 우리나라 옛길은 걷지 않는다,
어디 그 뿐인가, 스페인의 산티아고나 일본의 에도시대의 옛길, 또는 세계의 유명 트레일은 걸으면서도 우리나라 옛길을 걷고자 하는 사람은 없다.
왜 그런가, 일제 36년을 겪으면서, 산업화를 겪으면서 조선시대 옛길이 거의 사라지고 남아 있는 부분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문화재청에서는 우리나라 옛길을 재조명하고 역사 속에서 현대로 불러 내기 위해 2006년부터 옛길을 국가 명승으로 지정하고 있다.
관동대로의 대관령 옛길, 구룡령 옛길, 문경새재, 하늘재, 죽령, 고나갑천 잔도가 명승으로 지정되었고, 정읍과 장성을 잇는 갈재, 삼척의 소공령 재와 양평의 구둔재등이 명승으로 지정될 예정이다.
또한 장기적인 안목에서 영남대로, 삼남대로, 관동대로의 길을 남아 있는 길은 보존하고, 사라진 길은 이어서 문화재로 지정할 예정이다.
중요한 것은 지금이라도 교육부나 국정교과서에 우리나라 옛길이 수록되어서, 이 땅을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 특히 학생들이 우리나라 옛길을 걸으면서 선인들의 삶과, 길의 역사를 배울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김시습, 허균, 정선, 김홍도, 이순신, 송시열, 김정희, 광해군 등 수많은 사람들이 걸어간 길, 조선통신사나 명나라 청나라로 사행길에 올랐던 수많은 사람들이 걸어 간 길을 교과서에 수록해야 할 것이다.
코로나 19로 외국 여행을 나갈 수 없는 이때가 우리나라 옛길을 걸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부디 눈썰미 있는 공무원들이나 교과서 기획자들이 이 제안을 받아들여서 교과서에 우리나라 옛길이 수록되어 걷고 사랑하기를 간절히 기원하고 또 기원한다.
2020년 9월 18일 목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