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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토현에서 곰나루까지

 

이 겨울 갑오농민전쟁 전적지를 찾아

황토현에서 곰나루까지 더듬으며

나는 이 시대의 기묘한 대조법을 본다

우금치 동학혁명군 위령탑은

일본군 장교출신 박정희가 세웠고

황토현 녹두장군 기념관은 전두환이 세웠으니

광주항쟁 시민군 위령탑은 또

어떤 자가 세울 것인가

생각하며 지나는 마을마다

텃밭에 버려진 고추는 상기도 붉고

조병갑이 물세 받던 만석보는 흔적 없는데

고부 부안 흥덕 고창 농투사니들은 지금도

물세를 못 내겠다고 아우성치고

백마강가 신동엽시비 옆에는

반공순국지사 기념비도 세웠구나

아아 기막힌 대조법이여 모진 갈증이여

곰나루 바람 부는 모래펄에 서서

검불 모아 불을 싸지르고

싸늘한 성계육 한 점을 씹으며

박불똥이 건네주는 막걸리 한잔을 단숨에 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