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예찬 -에라스무스
2022.04.01 03:56
“운명의 여신은 생각이 깊지 않은 사람들, 무모한 사람들, ‘운명은 결정되었다.’ 라고 즐겨 말하는 사람들을 좋아해요. 지혜는 사람을 소심하게 만들 뿐이지요. 그래서 현인들은 가난과 굶주림과 허망한 꿈만 동반한 채 세상 사람들의 망각 속에서, 아무런 영광도 동정도 받지 못하고 살아가는 거예요.
반대로 미치광이들은 산더미처럼 많은 돈을 가지고 있고, 나를 좌지우지하고, 모든 면에서 순식간에 번창하게 되지요.(...)
또 사랑의 즐거움을 얻고자 할 때에도 마찬가지예요. 사랑에 필요한 젊은 여인은 미치광이의 편이므로 전갈같이 무서운 현인을 피해 달아나버리겠지요.
인생을 즐겁게 향유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무엇보다도 현인을 피하고 짐승과 닥치는 대로 교제해야 할 테고요.”(...)
결국 교황이든 군주든, 법관이든, 친구든, 원수든 간에, 모든 사람은 빈부귀천을 막론하고 현금만을 원하고 있어요. 그래서 사람들이 현인과 함께 있기를 피하는 거예요. ”
에라스무스의 <바보예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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