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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공 이세종- 학술 세미나 소감

2022.11.16 06:05

물님 조회 수:14

이공 이세종의 영성과 근현대 사상사적 위상-학술 세미나 소감

일시, 2022,11,4

장소, 화순하니움 스포츠센터

주최, 이세종선생 기념사업회

 

교회사를 심층적으로 공부하는 사람들은 교회사가 과연 하느님의 역사일 수 있는가에 대한 혼란을 겪게 된다. 칼 호이시는 일그러진 신의 얼굴이라는 저서를 통해 교회의 역사가 얼마나 왜곡되어 왔는가를 잘 정리해 주고 있다. 왜곡의 역사가 시작된 것은, 그리고 교회에 가장 해악을 끼치는 역할을 한 사람은 카타콤의 지하에서 이른바 국교로 자리매김 해 준 콘스탄티누스 황제였다. 로마의 권력이 교회를 탄압할수록 카타콤에는 개종자들이 밀물처럼 모여들고 기존의 로마 신들이 인기가 사라지는 것을 본 콘스탄티누스는 제국을 통일하는 정치적 수단으로 교회를 이용하였다. 그는 기독교와 로마의 신들을 통합하고자 했다.

예수는 수염 없는 아폴로처럼 생긴 젊은이로 그려졌고 황제의 기념 메달에는 이교의 태양신을 그리스도의 이름과 함께 그려 넣었다. 그는 로마의 전통에 따라 국가의 후원을 받는 이교도의 최고 사제의 직책(폰티펙스 막시무스, pontifex maximus)을 평생 동안 유지했고, 동시에 그리스도교 교회 안에서도 그에 맞먹는 지위와 막강한 권력을 행사했다. 그는 정치적 위기를 타개하고자 325년 최초의 니케아 종교회의를 소집하여 기독교의 교리를 자기가 원하는 대로 결정하는 권한을 행사했다. 그럼에도 오늘날 콘스탄티누스 황제는 기독교를 해방시키고 로마를 기독교화한 영웅적 인물로 알려져 있다.

콘스탄티누스 황제에 의해 나사렛 예수는 로마인들이 생각하는 로마의 예수가 되었다. 화려한 예복을 입은 교황을 비롯한 성직자들은 예수를 신으로, 메시아로 섬기도록 했고 결국 우상숭배로 이끌었다. 순교자들의 피로 지켜온 교회는 예수의 말씀을 실천하고 유무상통(有無相通)의 공동체를 이루었던 사랑을 잃어버리게 된 것이다. 결국 변방의 갈릴리에서 활동하던 사람의 아들 예수는 그의 말씀과 함께 화려한 예배 의식 속에 파묻혀버리게 되었다. 로마의 사제단과 그들의 의례는 하늘로부터 내려온 생명의 떡으로서의 예수와는 전적으로 거리가 멀게 되었다.

학자들 사이에서 콘스탄티누스가 그리스도인이 된 것이 언제인지에 대한 논란이 있다. 콘스탄티누스 1세의 어머니인 헬레나는 독실한 기독교인으로 알려져 있으나, 정작 자신은 사망 직전에 처음으로 세례를 받았다. 한편, 콘스탄티누스는 오직 자신의 정치 권력을 공고히 하기 위해 기독교를 이용하였을 뿐이라는 점과 권력을 위해 무고히 아들과 아내를 무참히 살해한 잔혹성으로 그의 행실이 그리스도의 정신과 거리가 멀다는 점 등에서 그를 그리스도인으로 볼 수 없다는 견해가 존재한다. 그는 전쟁 포로들을 모조리 로마에 끌고 와서 잔혹하게 죽였다 그의 황제 재임 기간은 로마를 피로 적신 세월이었다.

세상의 권력과 교회의 권력을 동시에 거머쥔 황제에게 귀속된 교회사는 사탄의 기만적 증거들을 잘 보여주고 있다. 기독교회사는 종교전쟁, 십자군, 마녀사냥, 종교재판 등으로 점철된 피의 역사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철저한 계급 구조 속에서 세속화된 성직자 집단이 지배함에도 그나마 교회가 존속할 수 있었던 것은 예수의 말씀을 온몸으로 체화하고 기화하고자 했던 소수의 성자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 시대의 성자라고 하는 분들은 고난의 삶 속에서 실현된 신성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신성이 체화된 사람들은 영성의 사람들이고 그리스도의 마음을 가슴에 품은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제도권의 울타리에 안주하지 않고 그리스도의 영에 사로잡힌 사람들이었다. 사도 바울은 그리스도의 영이 없으면 그리스도의 사람이 아니라고 강조했다.(로마서 8:19)

화순의 성자라고 다시 조명되는 이세종, 그의 제자인 동광원 이현필을 논찬 할 때 우리는 바로 이 점을 놓쳐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분들의 가슴 속에서 활동하셨던 살아계신 그리스도 예수를 바라보지 못하면 오늘의 눈물겨운 교회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전설의 고향 같은, ---했다더라 하는 진부한 과거 이야기만 반복하게 될 것이다.

교회사적인 관점에서 그분들이 심층적으로 조명되고 그들의 치열한 삶과 영성이 오늘의 현실에 어떻게 구체적으로 되살아나야 하는지 밝혀가야 할 것이다. ‘파라, 파라, 깊이 파라고 제자들에게 외쳤던 이공() 이세종 78주기, 이현필 58주기를 맞이하는 추모의 자리에서, 우리 각자의 소명에 대해 좀 더 분명해지고 가슴이 뜨거워지는 세미나가 내실 있게 이어지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