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259509
  • Today : 1052
  • Yesterday : 638



            〈인도 땅에서 날개 돋친 작은 새〉펴낸 백 글로리아 목사



너는 바로 나의 안식처/이 몸 쉬게 하시오니/가슴 속 깊이 따뜻함이여/타골, 간디, 테레사 수녀 큰 성인들의 고향인/거룩한 땅 인도에/비 바람 막아 주신 보금자리/작은 자들의 쉼터 둥우리여/평화 샘솟게 하신 능력의 님 앞에 두 무릎을 꿇어/영적 교통을 이루며/영원히 영원히 말씀의 꽃을 피우소서.   `둥우리여!' 전문

 좁고 협착한 길이 예수님을 만나는 길이라고, 그리스도인은 높고 화려한 곳이 아닌 낮고도 낮은 곳으로 임하신 주님을 배워야 한다고 성경은 말씀하고 있다. 그러한 삶을 살기 위해 낮은 곳으로 찾아든 사람. 그가 바로 인도에서 예수의 삶을 꽃피우길 소망하는 백 글로리아 목사다.
 백 목사는 최근 펴낸 그의 시집 〈인도 땅에서 날개 돋친 작은 새〉(들소리 출판사 펴냄)에서 낮은 자의 삶을 통해 일하시는 하나님을 드러내고 있다.
 인도에서도 가장 가난한 이들이 모여 산다는 카르나타카주(Karnataka)의 방가라펫트(Bangarapet Town). 8개의 마을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이곳에 1998년 `참새들의 둥우리'(Sparrow's Nest)라는 이름으로 영성센타를 설립했다. 그리고 인도사람인 남편 조 패트무리 목사와 함께 예수께서 섬기러 세상에 오심 같이 가난한 이들의 영혼을 위로하고 섬기기 위한 나자렛 영성을 실천하며 그리스도의 사랑을 드러내려 한다.
 눈으로 보면은 보이는 것은 암담함이요, 꽉 막힌 어둠뿐이다. 그러나 먹이시고 필요한 것을 미리 아시고 찾아오는 이들을 통해 공급해 주시는 주님이심을, 그들에게 보이지 않게 다가오시고 위로해 주시는 분이심을 경험을 통해 너무도 잘 알고 있다. 이들은 그것을 영으로 느끼고 화답하는 법을 터득하고 있다.
 참새들의 둥우리는 방가라펫트에 있는 8개의 마을 중 2개의 마을을 우선적으로 돕고 있다. 가난으로 인해 아이들이 학교에 다니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한데 이러한 아이들이 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가 하면, 아픈 이들을 위해 기도해 주고, 머리를 깎아주고, 부자들로부터 헌 옷을 거둬들여 깨끗이 빨고 몸에 맞게 수선하고 다림질을 해서 마을 사람들에게 나눠주면 그렇게 고마워들 한다.
 처음엔 마을 주민들이 십자가를 보고는 건물을 허물려고 해 다 짓기까지 땅바닥에서 생활하며 지켜야 했다. 그러나 어느덧 그들과 생활하면서 인도사람이 다 되었는가. 이제 백 목사는 그들에게 `안띠(Anty, 아주머니)'로 통한다. 그들의 언어로 그들처럼 가난한 자의 모습으로 다가가 생활 속에서 함께 웃고 함께 아파하니 어쩌면 가까이 느껴지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
 6750여 평의 대지에 어렵게 세워져 올해로 6년째를 맞는 `참새들의 둥우리'에는 현재 세계 각지에서 소문을 듣고 모인 13명이 스텝이 되어 함께 일하고 있다. 다름에 대한 서로간의 이해와 받아들임의 노력은 공동체에서부터 실천되어진다. 스텝들은 힌두, 살바바, 가톨릭, 개신교, 무슬림 등 하나같이 종교가 다르지만 생활하는 데에는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것이 백 목사가 세상에 보여주고자 하는 또하나의 귀한 깨달음이다. 종교의 차이 때문에 매일같이 싸울 것이 아니라 서로의 다름을 인정해주면서 아름답게 사역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하나됨을 인식시켜 주는 진정한 에큐메니칼 무브먼트를 실현시키는 것이다.

걱정 근심 없네/넘치는 아버지의 사랑과 축복/오직 우리 있는 그대로를/바쳐 드리기에/아쉬울 것 없네.  
`단 오늘 하루를 위하여' 전문

 여기에는 말(설교)이 필요가 없다. 비록 종교는 다르지만 영적 흐름을 통해 서로 만나게 된다.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 함께 말씀을 묵상하고 각자가 깨달음을 얻은 말씀을 가지고 3차례 더 진행되는 매일의 명상 시간을 통해 더욱 깊은 깨달음의 경지에 나아간다.
 일주일 중 하루 교회 생활에서만 경건, 거룩을 찾는 요즘 기독교인들의 모습과는 전혀 대조적이다. 이들은 생활 가운데 자신의 영적 상태에 늘 민감하게 반응한다. 때문에 그의 시에는 깊은 영성의 샘과 같은 맑음이 묻어난다.
 평화로워 보이는 인도에도 많은 문제가 존재한다. 그 어느 나라보다 빈부의 격차가 심하다. 10억 인구 중 15∼20%는 한 집에 20여명의 하인을 거느리고 살 정도로 부유하지만 40% 이상은 극한의 상황에서 가난한 삶을 살고 있다. 때문에 거리마다 여행자들의 발목을 잡는 걸인들이 넘쳐난다. 그리고 인도 땅에는 무려 9가지의 종교가 치열하게 싸움을 벌인다. 그 중에서도 힌두교와 무슬림의 파벌싸움은 실로 심각한 수준이다.
 그러나 백 목사는 가난으로 비천한 삶을 살면서도 늘 깊은 신앙을 가지고 생명 가진 것을 귀히 여기고, 낙천적이며 여류로운 삶을 영위하는 인도인들을 보면서 인도는 `신앙의 보배가 묻혀 있는 나라'라고 말한다. 이렇듯 가난을 비극으로 여기지 않는 이들과 생활하면서 오히려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는 그는 진정으로 인도를 사랑하게 됐다. 또 국민 대부분이 종교심이  있기 때문에 오히려 다른 종교를 받아들이고 이해하는데 그리 어렵지 않다는데 그 가능성을 찾고 있다.

 내 삶의 큰 도전은/바로 내가 죽고 네가 살아서/내 주를 찬양하는 것이로다/형제야/하늘 위를 높이 날으며/제발 기쁘게 살면서/그 한 분만을 찬양 하여라/나는 죽으면서도 네 기뻐하는 모습을 바라보면서/마지막 호흡까지 너와 함께/네가 찬양한 그 한 분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위하여 살리라.
 `내 삶의 큰 도전은' 전문

 참새들의 둥우리는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새들을 주님이 먹이시듯 세계에서 영의 회복과 깨달음의 양식을 먹기 원하는 이들이 날아오도록 늘 문을 열어두고 있다.
 그리고 1년에 한번씩 타종교 종단대표자들을 초청 나눔의 시간을 갖는 등 영적교류를 통해 하나됨의 시간을 만들고 있다

 그 길은/나도 하나요/내 가족도 하나요/내 사회도 하나요/내 세상도 하나요/내 우주도 하나요/날 사랑하신 내 하나님도 한 분이시기에/그 한 분이신 진리의 임금, 성실함의 임금, 사랑의 임금이신/그 한 분을 향하여/세상 욕심 다 버리고 끝까지 용서하고 인내하면서/내 이웃과 더불어 고통을 씹으면서도 달려야 한다
 `우리가 살 수 있는 꼭 한 길' 전문

 백 목사는 가난함과 부유함, 다름과 같음을 뛰어넘어 `하나'됨의 길만이 모두가 사는 유일한 길임을 말하고 있다.
 “오늘날 크리스찬들은 영적으로 메말라 있다”고 말하는 백 목사는 “예수님을 먼데서 찾으려는 것은 모순이며 자신의 삶 가운데 연약하고 가난한 자 안에서 예수님은 기다리고 계신다”며 크리스찬들이 자신들의 삶 가운데서 예수님을 만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충고한다.

 또 오늘날 파격적인 예배와 현재 교회들의 크고 부유한 것을 추구하는 현상에 대해 “하늘나라는 가난한 자들의 것인데 교회에서마저도 연약한 영혼은 소외되고 있다”며 이는 “순수하고 순박한 삶을 사신 나자렛 예수님과는 점점 멀어지는 모습들”이라며 안타까워하고 있다.

                                                                                 들소리신문  정찬양 기자   /  2002.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