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08224
  • Today : 1025
  • Yesterday : 1341


2010.09.09 09:13

요새 조회 수:1232

                                                                       이 병 창

 

         길을 보면 가고 싶다

         가을걷이 끝나가는

         산길을 돌아서

         마침내 석양이 지는 곳

       

         퇴적암처럼 쌓여진

         나의 이별들을

         지우고 또 지우다가

         이제는 어떤 산새의 울음 소리

         흘러가는 물 소리에도

         귀를 닫고 가는 길

         이승의 길들은 모두

         나에게로 가고 있다.

 

         이렇게 끝이 날 수는 없다고

         소리 죽여 울고 있는 산천

         바로 이 길을 따라서

         나는 길 없는 저 산 너머로

         노아의 배를 만들러 가야 한다.

 

         사람의 발자국 소리가

         모두 지나가 버린 길을 보면

         나는 숨이 차다

         길을 가면 나도

         길이 되고 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23 선생님 [5] 하늘꽃 2008.11.22 1535
222 꼬리잡기 [5] 운영자 2008.09.15 1528
221 희망가 물님 2013.01.08 1527
220 Looking for blue bird.... [3] file 이규진 2009.06.26 1526
219 벼 - 이 성부 [1] 물님 2011.10.03 1518
218 안개 속에서 [1] 요새 2010.03.19 1518
217 문수암(내 손버릇을 고쳐놓은시) [3] 하늘꽃 2008.08.15 1508
216 깨끗한 말 물님 2019.09.11 1501
215 가을의 기도 물님 2012.11.11 1501
214 나는 나날이 운영자 2008.06.18 14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