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어깨 밑에서
2011.03.18 06:25
밤새 어깨 밑에서
물
밤새 어깨 밑에서 파도 소리가 들렸다.
언젠가 살았었던 별 몇 군데
마실 떠났다 돌아오는 길
누군가는 생각의 짐들을 내려놓고
잠자라 했는데
잠 속에서 나의 잠은 없다.
밤새 나의 양 어깨 밑에서
내 생각의 바다는 출렁거렸다.
떠나야 할 때 떠나지 못했던 별
남아야 할 때 남아있지 못했던 별들에 대한
아득한 회한이 나를 부르고 있었다.
이승의 하룻밤 사이에
이 귀환의 새벽까지
나는 얼마나 먼 걸음을 걸어 온
여행을 했던가.
밤사이 들었던 파도는 나의 눈물이었을까
수만리 밖 순례의 여정 끝
어느 동굴에서 숨을 거두던
순례자의 한숨이었을까.
파도 소리는 여전히 나의 어깨 밑을
떠나지 않고 있다.
2010. 3. 18. 05시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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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2011.03.18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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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
2011.03.18 19:08
어깨의 긴장을 느끼며 지내는 몇날 밤을 보내고 있었지요
그리 어깨에 고여있던 별들의 눈물을 만납니다
어깨에 앉은 파도소리를 듣습니다
떠나고 싶어 떠날 때 보내주어야지요
동굴에서 숨을 거두던 순례자의 한숨을...
-
만나
2011.03.23 22:39
잔 물결 여운으로 어깨밑 맴도는
허탈한 가슴 속 바다
파도의 메아리 애절하기만 합니다.
-
하늘
2011.04.13 07:30
"잠 속에서 나의 잠은 없다.밤새 나의 양 어깨 밑에서
내 생각의 바다는 출렁거렸다."
고맙습니다.
물님! ~.~*
그간 평안하셨는지요?
오랜만에 인사 올립니다.
4월도 내내 평안하소서!
...ㅎㅏ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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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의 무게를 참으로 무심하게도 지고 있지요. 어깨는....잠 에서 마저 돌아 오고야 마는 순례자의 눈물이 어깨 밑, 파도 소리로 남아, 이제는 수만리 밖 여정을 쉬고 숨을 거두면 시린 파도 소리마저 잠들런지요? 그립습니다. 선생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