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기도 -김현승
2011.10.18 05:16
가을의 기도
김 현승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낙엽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주신
겸허한 모국어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한 시간을 가꾸게 하소서.
가을에는
호올로 있게 하소서.
나의 영혼
굽이치는 바다와
백합의 골짜기를 지나
마른 나뭇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같이.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403 | 새해 다짐 -박노해 | 물님 | 2023.01.04 | 1128 |
402 | 달의 기도 | 물님 | 2022.09.19 | 1185 |
401 | 남명 조식 | 물님 | 2022.07.28 | 1179 |
400 | 꽃눈 | 물님 | 2022.03.24 | 968 |
399 | 새해에는 단 하나만을 - 박노해 | 물님 | 2022.01.08 | 1028 |
398 | 소동파의 시 | 물님 | 2021.12.18 | 1023 |
397 | 절망은 나무 벤치 위에 앉아 있다. | 물님 | 2021.12.09 | 990 |
396 | -정현종 ‘가을, 원수 같은 | 물님 | 2021.10.19 | 1072 |
395 | 바람이 바뀌었다 -박노해 | 물님 | 2021.08.11 | 1061 |
394 | 이육사 유고시 -광야 | 물님 | 2021.06.10 | 11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