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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을 말해봐! -김홍한목사

2012.08.20 21:26

물님 조회 수:5883

- 성서 연구-

소원을 말해봐!

“소원을 이루어주겠다”는 이야기도 많은 경우 불행을 야기한다. 가장 유명한 것은 아마도 그리스 신화에서 미다스 왕 이야기 일 것이다. 미다스 왕에게 신세를 진 디오니소스신이 미다스 왕에게 소원을 말하라고 하자 미다스는 “자신이 만지는 것은 모두 금이 되게 해 달라”고 한다. 그 결과는 참담했다. 음식을 먹을 수도 없다. 빵을 집어 드는 순간 금이 되었다. 물도 마실 수가 없다. 물을 삼키니 마치 금속액체가 넘어가는 것 같다. 이제 꼼짝없이 굶어 죽을 판이다. 더욱 끔찍한 것은 사랑하는 딸을 만지자 딸도 금이 되고 만다. 자신에게 닥친 엄청난 재앙에 미다스왕은 소원을 취소해 달라고 애원한다.

태양신 헬리오스도 아들 파에톤에게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스틱스강에 맹세를 했다. 파에톤은 태양마차를 몰아보겠다고 한다. “아뿔싸” 절대로 취소할 수 없는 맹세이기에 거절할 수 없는 소원이다. 결과는 지상에서의 재앙은 물론이고 파에톤의 죽음이다.

소원을 이루어 주겠다는 이야기가 성경에도 있다. 헤롯왕이 자신의 생일날 춤을 추어 기쁘게 한 의붓딸에게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했다가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 그 의붓딸의 소원은 세례요한의 머리를 쟁반에 담아 달라는 엽기적인 것이었다.

그러나 소원 이야기가 이렇게 부정적인 것만 있는 것은 아니다. 조선 정조임금 때에 제주도에 큰 기근이 들었을 때, 제주에 있는 김만덕이라는 상인이 자신의 전 재산을 풀어 백성들을 살렸다. 그 소식을 들은 정조임금님이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하자 김만덕은 아주 소박한 소원, 서울구경과 금강산구경을 소원했다. 물론 임금님은 기꺼이 그 소원을 들어 주었다. 이 정도의 소원이라면 아름다운 이야기다.

아주 멋있는 소원 이야기가 성경에 있다. 솔로몬왕이 등극하였을 때 하나님께서 솔로몬에게 무엇을 해 주면 좋겠느냐고 묻는다. 솔로몬은 서슴지 않고 슬기와 지식을 달라고 했다. 금을 요구한 미다스 왕에 비하면 크게 칭찬할만하다.

하나님께서 솔로몬에게 대답하셨다. “부귀영화를 청하지도 않고 원수의 목을 청하지도 않으며, 오래 살도록 해 달라고 청하지도 않고 내가 맡겨 준 이 백성을 다스리는 임금으로서 갖추어야 할 슬기와 지식을 청하다니, 네 뜻이 갸륵하구나. 내가 너에게 부귀와 영화도 주리니, 너와 같은 임금은 전에도 없었고 후에도 다시없으리라.”

착한 소녀가 있었다. 이 소녀는 예쁜 얼굴은 아니지만 귀여운 아이였다. 경제적으로 풍족하지는 않지만 그런대로 살만했다. 아버지는 성실하고 가정적인 분이다. 어머니는 뚱뚱해 지는 것을 걱정하지만, 그래도 밝고 건강하게 가정을 꾸려나갔다. 소녀는 꽤 행복했다.

행복하게 살고 있는 소녀에게 어느 날 천사가 찾아왔다. “착하게 사는 네가 기특하다. 소원을 한 가지만 말해라. 내일 밤에 다시 올 테니까 잘 생각했다가 소원이 무엇인지 말해다오.”

“나를 무지무지하게 예쁘게 만들어달랄까? 공부를 1등 하게 해달라고 할까? 아버지가 돈을 아주 많이 벌게 해 달라고 할까? 엄마가 살찌지 않게 해달라고 할까? 커다란 집? 좋은 자동차? …. 이런 행복한 생각을 하다가 소녀는 깜짝 놀란다. 소원을 생각하다보니 이제까지 행복하게 여겨지던 자신이 초라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소원이 이루어지고 난 다음의 삶도 불안하다.

밤새 고민하던 소녀는 천사가 나타났을 때 이렇게 말한다.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해서 지금보다 더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겠어요. 지금이 좋아요. 지금이 행복해요. 그러니 소원은 필요 없어요. 천사님이 소원을 이루어 주겠다는 것은 굉장히 좋은 선물인 줄 알았는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그것은 결코 좋은 선물이 아닌 것 같아요.”

하나님께서 소원을 물으신다면 무었을 말씀드릴까? 미다스왕은 금을 소원했고 헤롯왕의 의붓딸은 복수를 소원했고, 착한 소녀는 소원을 거부했다. 제주 김만덕은 서울구경과 금강산구경을 소원했다. 솔로몬왕은 지혜를 소원했다.

그러나… 이루어질 수 있는 소원, 이루어 질 수 있는 소망은 진정한 소망이 아니다. 이루어지는 순간 또 다른 소원을 원하기 때문이다.

북극성이 뱃사람들의 길잡이가 될 수 있는 것은 가도 가도 도달할 수 없기 때문인 것처럼 진정한 소망은 성취될 수 없기에 진정한 소망이 될 수 있다.

그래! 천국이다. 천국이 우리의 궁극적인 소망이다. 천국은 어떤 곳일까? 천국에 갔다 온 이들의 말을 들어 보자. 어떤 이는 말하기를 “천국은 황금으로 만든 집, 황금으로 만든 길… 온통 황금”이란다. 그 놈은 돈에 환장한 놈이다. 돈에 환장한 놈이기에 황금으로 가득한 천국을 꿈꾼다. 어떤 이는 천국이 산해진미로 가득하다고 한다. 어렸을 적 배고픔이 한이 되었나보다. 어떤 이는 말하기를 천국의 사람들은 너무나 아름답다고 한다. 흐이~ 그 놈은 여자에 환장한 놈이다.

그가 소원하는 바, 그가 꿈꾸는 천국이 인생관이고 신앙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