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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해법은 사회적기업과 협동조합에 있다

등록 : 2009.04.28 17:44 수정 : 2009.04.28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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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해법은 사회적기업과 협동조합에 있다. 일러스트레이션 이강훈

[헤리리뷰] 넓은 세상 다른 시각





시민의식의 핵심은 자율, 평등한 권리, 자발적인 책임감, 참여의식이다. 이들은 근대 협동조합 아이디어와 맥을 같이한다. 협동조합은 개인 행동과 사회적 협동 간에 상호적으로 작용하며 협동 운동을 발전시킬 수 있는 조건을 재생산한다. 협동조합이야말로 구성원들에게 스스로 의사결정을 하고 자신의 권리를 행사하고 의무를 수행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위대한 창조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시장원리주의자들이 초래한 대량 실업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로 야기된 세계적인 경제위기 때문에 많은 기업들이 파산했다. 2008년 하반기 동안 무려 11조~14조달러에 이르는 부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사람들은 처음에는 은행과 증권회사들의 경영상 실패에서 생긴 금융업계의 위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위기가 진행되면서 거의 모든 산업에 걸쳐 많은 기업이 어려움을 겪었고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었다. 그중에서도 노동자들, 특히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치명적인 피해를 보았다.

이번 금융위기를 촉발시킨 책임은 전적으로 금융공학을 남용한 헤지펀드들에 있다. 그들은 신자유주의로 무장한 시장원리주의자들이었고 단기적인 이익에 혈안이 되어 무분별한 카지노 자본주의화로 일관했다. 결국 그들은 전세계에 걸쳐 사상 유례가 없을 만큼 경제적으로, 사회적으로 막대한 손실을 끼쳤다. 그 결과 우리는 대량 실업과 같은 곤경에 빠질 수밖에 없게 되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아마르티아 센(Amartya Sen) 하버드대학 교수는 신자유주의자를 자기들의 이해관계만을 생각하는 ‘합리적인 바보들’이라고 신랄하게 비난한다. 그는 실업을 휴먼 거버넌스에 관한 본질적인 문제임을 강조하면서 실업이 가져다줄 경제적·사회적 영향을 7가지로 지적했다.

첫째는 사회적으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자유의 상실이다. 실업 상태에 빠진 사람은 설령 사회적 안전망으로 보호된다고 할지라도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자유를 잃게 된다.


둘째는 직업적인 능력(skill) 상실과 장기간에 걸친 피해이다. 실업으로 인해 자신감과 자제심을 잃게 되며, 그 결과 인식능력의 상실도 초래될 수 있다. 사회적 관계에 대한 통제 감각이 없어지게 되면 손실이 장기화될 수 있다.

셋째는 건강 상실이다. 실업으로 정신적·육체적 질병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는 임상적으로 확인된 사실이다. 질병은 곧 수명의 단축으로 이어진다.

넷째는 재취업 욕구의 상실이다. 실업으로 인한 낙담이 동기 부여의 약화로 이어져 실업자를 체념 상태로 몰아넣는다. 일자리를 구하려는 의욕을 잃게 되면 실업 상태가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될 수 있다.

다섯째는 가족관계의 악화이다. 실업으로 말미암아 여러 사회관계가 깨질 수 있다. 특히 가족간의 조화와 결속력이 크게 약화된다.

여섯째는 인종적·성적 불평등이다. 실업 상태에서는 인종간의 긴장은 물론 성별 불평등이 높아질 수 있다. 일자리가 귀해지면 이주민과 같은 사회적 소수계층이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많이 받는다.

마지막은 책임감의 상실이다. 대규모의 실업 사태는 긍정적인 사회적 가치를 약화시킨다. 지속적인 실업에 놓인 사람들은 사회제도의 정당성에 회의를 품게 되며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 역시 입증된 사실이다.

센 교수는 시장경제 아래에서는 실업과 관련된 문제점들에 대해 적절한 대응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실업이 가져다주는 사회적 부담을 고려한 적극적인 공공정책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각각의 차원에서 적절한 훈련과 기술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대책이 마련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 더욱 많은 연구가 있어야 한다. 일자리 나눔 정책이 노동시장의 구조적 개혁을 달성하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참여하고 협조하는 시민의식이 핵심

실업 극복의 문제는 시민의식과 연결하여 그 답을 구할 수 있다. 시민의식은 인종, 종교, 계급, 성별과 같은 어떠한 개인적 특성에 대한 편견을 가지지 않고 자신과 타인의 삶에 대해 판단을 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시민의식을 가지면 ‘소속감’을 통해 공동체에 기여하게 되고 동시에 자립의식을 높이게 된다. 자립의식은 다시 권리의식으로 이어진다. 즉, 자립의식의 기반 위에서 비로소 진정한 권리가 향유될 수 있는 것이다.

‘참여 윤리’가 바로 시민의식을 이끄는 특징이다. 시민의식은 수동적이 아니라 적극적 행동 상태이다. 시민의식은 부동산 지배권력과 양립할 수 없다. 시민의식은 개인의식의 자립성, 자기 거버넌스의 가능성을 부정하는 국가, 가족, 배우자, 교회, 인종그룹과 같은 어떤 세력과도 타협하지 않는다.

시민의식은 상호 협조적이다. 타인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 권리가 아니라 서로 의무를 다하는 사회적 협동의식이다. 실제로 공동체 구성원이 공동체에 대한 책임의식을 가지지 않으면 공동체 내의 안정적인 삶이 어려워진다. 이런 의미에서 시민의식은 자기 거버넌스를 위한 훌륭한 토대가 된다. 이를 통해 사회적 질서가 만들어져서 유지되고, 물질적 자원이 효율적으로 배분되고, 문화자원이 최적으로 사용된다. 나는 이것이야말로 개인적 욕구와 원초적으로 연결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시민의식은 사회적기업과 동일한 목표를 추구하고 있다. 영국의 런던, 서덜랜드 등지에서 이루어진 사회적기업에 대한 연구를 통해 사회적기업을 다음과 같이 정의할 수 있다.

사회적기업은 시민의식에 입각하여 사회 구성원의 특수한 수요를 포함한 지역공동체의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재화나 용역을 생산, 제공하는 기업이다. 사회적기업은 시민에 기반을 두고 있다. 사회적기업의 활동과 운영은 자발적으로 참가하는 구성원의 의사결정을 통한 주주 형태의 민주적 행정기구를 통해 실현된다. 사회적기업의 이익은 기업 내부에 재투자되거나 지역공동체에 투자되기 때문에 구성원에게 배분되지 않는다. 사회적기업은 기업 수익의 극대화가 아니라 공동체 전체의 삶의 질, 개인의 노동환경을 향상시킨다는 비영리적 동기에 의해 수행된다.

지역 수요와 개인적 욕구를 동시에 충족

이러한 정의에서 보듯 사회적기업은 지역공동체 수요와 개인적인 욕구를 충족시키고 일자리를 창출한다. 그 과정에서 지역공동체는 새롭게 탄생될 수 있다. 한마디로 사회적기업은 지역공동체에 더 많이 공헌하는 기업이다.

협동조합 역시 사회 공헌적인 기업이다. 많은 사회적기업이 지역조합 또는 노동자조합 등과 같은 조합에서 시작했다. 협동조합은 사회적기업의 어머니라고도 할 수 있다.

잘 알려져 있듯이 근대적 협동조합 운동은 평등사회를 주장한 로버트 오언의 이상에서 시작되었다. 오언은 협동조합 운동의 아버지라고 불린다. 오늘날의 협동조합 운동 역시 사회적 형평성을 옹호하는 목적에서 진행되고 있다.

여기에서 협동조합 활동에 대해 세 가지를 제안하고 싶다. 첫째, 협동조합은 사회 경제적 차등을 줄이고 공동체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사회 안전망을 제공하는 다양한 공공정책을 실행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예를 들면 협동조합에는 실업에 따른 사회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적극적인 고용정책이 적용될 수 있다.

둘째, 협동조합에는 시장주의적 경쟁원리가 아니라 사회적 협동이 작동될 수 있어야 한다. 지금과 같이 경제위기로 인해 기업간의 경쟁이 심해지면 사회적 안정성을 우선순위에 둔 협동조합 활동은 쉽게 위축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셋째, 협동조합은 ‘협동에 기반을 둔 자조’라는 정체성을 가져야 한다. 협동조합 구성원이 되기에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이 있을 경우 조합은 적극적으로 행동해야 한다. 풀뿌리 시민의식을 가진 자발적인 협동조합만이 조합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사회적 형평을 확립할 수 있다.

시민의식의 핵심은 자율, 평등한 권리, 자발적인 책임감, 참여의식이다. 이들은 근대 협동조합 아이디어와 맥을 같이한다. 협동조합은 개인 행동과 사회적 협동 간에 상호적으로 작용하며 협동 운동을 발전시킬 수 있는 조건을 재생산한다. 협동조합이야말로 구성원들에게 스스로 의사결정을 하고 자신의 권리를 행사하고 의무를 수행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위대한 창조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나카가와 유이치로(中川 雄一郞)
일본 메이지대학 정치경제학부/공공정책대학원 교수


나카가와 유이치로(中川 雄一郞) 일본 메이지대학 정치경제학부/공공정책대학원 교수
메이지대학에서 경제학을 공부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박사, 영국 요크 세인트 존대학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협동조합이 주된 연구 분야이며, 그동안 시장경제의 세계화에 따른 협동조합, 비영리 경제의 역할, 영국의 사회적기업 등을 연구해 왔다. 일본협동조합학회 회장, 일본로버트오언협회 회장 등을 맡는 등 적극적으로 대외활동을 해 왔다. 그는 지난 23일 한국을 방문해 ‘경제위기와 협동조합의 역할과 전망’에 대한 강연회를 했다. 주요 저서로는 <비영리 경제와 협동시스템의 전개>, <사회적기업과 커뮤니티의 재생>, <협동으로 재생하는 지역과 생활>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