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08009
  • Today : 810
  • Yesterday : 1341


톱과 낫 거두기

2009.01.17 12:56

이중묵 조회 수:1997




톱과 낫 거두기 / 이중묵


공단 안의 버려진 빈터에서
아카시는 삼 년을 자랐고
그 아래서
작년에 죽은
갈대 줄기, 개망초 그림, 쑥대 그림과
새로 난 그 자식들의 줄기들과
올해 찾아온 오월이 키 재기를 한다.
얼키설킨 덤불이 쓸모 없다며, 나는
벌써 어떤 톱과 낫을 냈다.
아카시는 오월 향을 날리고
갈대 쑥대 개망초는
여기저기에서 뱉어내는
냄새를 먹고 있었다.
마음 빈 데에 버려진 수풀 속 하나가
제 하는 일의 이름을 묻는다
나는 그대인 나에게 묻고
어떤 톱과 낫을 거둔다.
나의 톱과 낫을 거둔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03 아프리카로 가는 길 이병창 2005.09.05 2973
402 바다는 이병창 2005.09.05 2545
401 동해 낙산 이병창 2005.09.05 2576
400 매미 소리 속에 매미가 있다 이병창 2005.09.05 2423
399 아들에게 이병창 2005.09.05 2933
398 편지 solpami 2005.10.01 2500
397 비상하는 님은 아름답습니다. 김경천 2005.10.11 2281
396 모서리를 읽다 김경천 2005.10.11 2407
395 알마티 가는 길 [1] 물님 2005.12.17 3168
394 쉼표이고 싶다 운영자 2006.01.09 28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