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08209
  • Today : 1010
  • Yesterday : 1341


시론

2009.04.16 21:03

물님 조회 수:1343

시론


현대시는 상징과 은유이다

시만 그런 것인가

빛에 의해 드러나는 이 세계가 모두

시와 같다.

밥상의 반찬들

그들이 나의 입 속에서 속절없이

씹힐 때까지의 과정은 온통 상징이고

하늘의 사랑이다.

하늘 아래 사랑 아닌 것이 있었던가.

그렇다면 하늘아래 시 아닌 것은 또 무엇인가.

시냇물과 바다

개와 고양이

낙엽송과 참나무

그들의 소리를 들어보면

그 속에 창세기도 있고 묵시록도 있다.

사람으로 사는 것도 아니고

익은 열매 같은 죽음으로도 죽지 못하는

이런 세상에서

만물의 영장이 인간이라고

떠들 것도 없다는 말씀도 있다.

만물은 자기 색깔

자기 얼굴로 웃고 있다.

나대로 저절로 살아가면서

그들은 한줌의 바람에도 일제히

자기 춤을 추고 자기 목소리로

지금을 노래한다.

하늘도 구름도 공중의 새 한 마리도

나의 마음

하늘의 뜻을 나타내는 상징

나를 읽어주는 한편의 시다.

                                         -물-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63 눈물 [1] 물님 2011.12.22 1319
262 풀 - 김수영 [1] 물님 2011.12.11 1312
261 인생을 말하라면 물님 2011.12.05 1353
260 나는 숨을 쉰다 [1] 물님 2011.11.28 1294
259 함성호, 「너무 아름다운 병」 물님 2011.11.22 1208
258 나는 우주의 것 - 정명 키론 2011.11.21 1281
257 곳감 맛 귤 맛 [1] 물님 2011.11.08 1360
256 새-천상병 물님 2011.10.31 5552
255 박성우, 「소금창고 물님 2011.10.24 2032
254 가을의 기도 -김현승 물님 2011.10.18 21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