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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의 알프스, 불재 티롤

2010.01.10 18:46

구인회 조회 수: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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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의 알프스  불재 티롤
                                                    

      눈이 거의 녹았는데 청정한 불재는 흰눈이 여전합니다.
     
눈에도 하느님의 창조의 로고스가 스며 있을까요?
      예,
그 분이 만드신 모든 것 속에는 그분이 깃들여 있을 겁니다.
      나무를 보세요, 산, 강, 바위를 보세요.
      나무나 산이, 강이 동물들처럼 움직인다고 생각해보세요.
      수십미터 되는 나무나 돌들이 움직끄린다면 사람들은 그 공포에
      넋이 나갈겁니다. 그 나무를 쓰기 위하여 도끼나 톱을 댈려고 하는 순간
      어마어마한 나무가 뿌리를 들어 사람을 짓밟고야 말꺼니까요
      인류는 현존하는 짐승의 공격보다 나무의 공격 하나만으로도
      생존할 수 없을 겁니다.
      그러나 하느님은 나무를 창조하실때 그분의 로고스와 사랑으로 창조하셨습니다.
      어떤 등치큰 나무도 나무는 뿌리며, 줄기 , 잎, 열매 할 것 없이 
      그를 필요로하는 이가 있다면 사람이든 짐승이든 아낌없이 제 자신을 줍니다.
      이 나무의 속성이 바로 아버지의 로고스와 사랑이 아니겠습니까?
      이 눈도 마찬가지 그분의 로고스가 그대로 어려있습니다.
      겨울의 한복판 만일 부드럽고 가벼운 눈이 아니라 눈대신 주먹만한 우박이 늘
      떨어진다고 한 번 생각해 보세요.
      사람들은 어쩜 우박에 맞아 머리통이 박살 나고야 말 것입니다.
      그러나 눈은 온유하고 부드럽고 가볍고 눈에 맞아도 다치지 않습니다
      그리고 눈은 이불처럼 포근히 대지를 덮어주고 어미가 아이를 먹이는 것처럼
      대지의 젖이 되어 어머니와 같이 온갖 생명을 다 먹여 줍니다.
      이 얼마나 신비스럽고 기가막힌 은총의 세계입니까?
      
      변함 없이 아이들은 불재를 눈썰매장으로 만듭니다.
      추위는 아랑곳 하지 않고 털장갑도 털모자도 없이 썰매를 들고 
      눈이 되어 눈을 누빕니다. 일부러 만들어 놓은 썰매장이 아니라
      아이들의 눈길, 손길, 발길이 닿는 곳은 그 어디에나 썰매장이 됩니다.
      눈이 사람을 넘어뜨리거나 길을 지체하는 고약한 물질이 아니라
      마치 아테네 신들의 땅 올림푸스 한적한 시골마을 주민들이
     '시에스타' 낮에 휴식을 취하는 시간을 정해 놓고 그시간이 되면
      사업도 농사도 공부도 그 어느 것도 하지 않고 깊이 쉬는 것과 같이
      이 눈은 겨울이 되었으니 좀 쉬라고 빨리 가지 말라고 서두르지 말라고
      돈보다 영혼의 성장에 힘쓰라고 내려주신 사랑의 선물입니다.
      아이들은 신바람이 나서 눈놀이 하는데 여념이 없습니다.
      그런 모습을 보니 눈이 내리는 날을 학수고대하며
      밤새 눈을 그리워 한 어릴적 추억이 되살아 납니다.
      눈을 굴려서 눈사람을 만들고, 눈싸움을 하고, 비료푸대에 짚을 넣어
      언덕배기에서 내려오는 재미란 이루 말로 할 수 없는 재미였습니다.
      세월이 흘러 사철 일에 미치다보니 재미도 철도 잃어버렸습니다.
      나이 먹어 철든 게 아니라 나이 먹어 아이들보다 못난 철부지가 돼버렸습니다.
      하느님이 주신 철과 철따라 끝없이 베풀어 주는 그분의 은총을 잃어버리고
      적나라하고 무차별적인 경쟁의 땅에서 외줄을 탑니다.
      무슨 가치, 무슨 행복, 무슨 희망이 있길래 그 길을 죽기 살기로 갔을까요?
      결국 언젠가 도달할 종착역을 생각해 봐도 별로 신통치 않은 그길.

      눈의 알프스, 불재 티롤 무수한 눈꽃 사이로
      아이들이 눈썰매를 타고 눈을 나는 모습을 물끄러미 쳐다봅니다.
      그리고 아이들과 함께 어릴 적 뛰어놀던 유서깊은 꿈의 언덕
      아무 걱정 근심 없던 행복과 그리움의 눈의 절벽으로 썰매를 몹니다.
     

                                                           s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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