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313
사성암 (四聖庵)
숨 이병창
용궁까지 불러들인 토끼를
허망하게 놓쳐버린 별주부는
어떤 심정이었을까
내 안의 토끼를 잡은
네 명의 선지식은 그 때
어떤 심정이었을까
놓친 토끼와 붙잡힌 토끼가
사성암 염불 소리 속에서
숨바꼭질하고 있다.
* 구례를 내려다 보고 있는 사성암은 544년(성왕 22) 조사 연기(緣起)가 창건하여 오산사(鰲山寺)라고 했다. 오산이란 자라 모양을 하고 있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후대에 신라의 원효(元曉)와 의상(義湘) 연기도선(烟起 道詵), 고려의 진각(眞覺)이 이 절에서 수도했다 하여 이들 네 스님을 기려 사성암이라 고쳐 불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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