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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08


    불재에 피어난 민들레 홀씨 카운트다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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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날에


어머님한테 들를려고 뫔 먹었는데 작은 아들 즉 시동생한테 전화가 와서 함께 어머님 뵈러 간다.

시동생은 혼자 왔고 우리는 둘이다.

최여사 안부를 물으니 교회에서 행사로 어디를 갔다고 한다. 교회생활과 시골생활에 재미를 붙이고

적응을 잘 하니 다행이다.

지난 금요일 밤에는 작은시누이 부부가 대구 시댁 들렀다가 올라오는 길에 어머님 뵙고 불재로 올라왔다.

올라와서 저녁 먹고 하룻밤 자고 일어나 아침조반 들고 어머님 한 번 더 뵙고 간다며 다녀갔다.

어머님은 허리 아프다며 일어나시지도 않고 누워만 계셔서 억지로 일으켜 옷을 입히고 부축하여 겨우 차에 모셨다.

가까운 갈비탕집에 가서 한우 육회를 곁들여 주문하고 어머님 앞에 놓아드리며 드시라 했더니

아무런 말씀도 없이 잘 드신다.

원래 어머님은 명태국을 끓여도 아버님께는 가운데 도막을, 자식들에겐 가운데 다음 도막을,

대가리는 멍멍이에게, 어머님과 나는 국물만 먹었던 신혼생활 초반의 기억이 있다.

그런 분인데 옛날 어머님이 아니시다.

잘 잡수시는 어머님을 보며 나는 절대 젓가락이 갈 수가 없다.

다 못드시고 남기시면서도 자식들더러 먹어보라는 말씀 한 마디도 안 하시는 걸 절대 서운해 할 수가 없다.

우리 어머님께는 아무리 잘 해드려도 모자라다.

자식된 도리로 어찌 다했다 할 수 있겠는가 말이다.

어머님은 모셔다 드리자마자 바로 누워버리신다. 허리도 아프신데 잠깐의 외출이 힘드셨나보다.

나오는데 간병인이 딸이냐고 묻는다. "아니요. 며느리에요." 딸이냐고 묻는 소리를 듣는 것이 한두번이 아니다.

친정엄마와 딸 사이로 보이는가보다. 굳이 아니라고 할 때도 있지만 그냥 "예'라고 할 때 더 괜찮은 기분이 든다.


작은 아들은 부여로 돌아가고 당신은 한의원으로, 나는 피부과로 각기 향했다.

아픈 데가 있다는 것은 몸의 소리를 등한시했다는 증거다.

아파봐야 건강의 소중함을 깨달으니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니체는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그대의 육체가 바로 그 사람이다.' 라고 한다.

썩어질 육신을 아껴서 뭐하나라는말을 어렸을 떄 많이 들었다.

그러나 우리 교회안에 걸어놓은 "신즉신전"身卽神殿 족자를 늘 보면서도

곧 하나님의 집인 몸이 하는 소리를 무시하며 살지 않았나 회개하는 요즘이다.


나는 진료가 일찍 끝나고 오브제 커피숍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사위한테 오늘 어버이날이라며 전화가 왔다.

아침에 전화를 드려야 하는데 월요일이라서 경황이 없었다고 한다.

울 사위 인사성은 대한민국 최고라고 글로벌이라고 칭찬해 주었다.

직장생활 바쁜데 전화는 기대도 안했는데 그리고 지난 주말에 1박하며 뵙고 가지 않았는가.

사실 부모가 한가하니 자식을 염려해 주며 기도하고 살펴주어야 한다.

부모가 자식을 챙기고 자식은 자기 자식을 챙겨야 순리가 아닌가.

그래서 옛 어른들 말씀에 사랑은 내리사랑이라 하지 않던가.

물이 자연스레 낮은 곳으로 흐르듯이 흘러야지 그러지.

하나님사랑 이웃사랑이라는 어릴 적 가훈이 생각난다. 하나님 사랑이 곧 이웃사랑으로 연결되어야 한다.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사랑하는 길은 바로 옆에 보이는 이웃을 사랑하는 것이다.

강서방한테 전화 받고 무척 기쁘다고 딸에게 전화했더니 시댁 부모님께 전화드리라는 뜻이란다.

스스로 모범을 제 아내한테 보이는 참 지혜로운 신랑이다.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면 만복이 들어온다고, 참 착한 신랑이 아닌가 하고, 

각시의 위로와 격려가 최고의 보약이라고 말해 주었다.

말 한 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고 진심이 담긴 립서비스는 복을 불러들이는 근원이다.

교언영색선의인(巧言令色鮮矣仁)이라는 말이 논어에 나오는데 말을 교묘하게 하고 얼굴빛을 곱게 꾸미는 사람은

어진 이가 적다는 뜻이다. 말을 잘 못해도 진심 어린 한 마디 말은 금방 마음이 통한다.


나도 혼자 되신 친정엄마에게 전화를 드렸다. 병원에 갔다가 오는 중이란다.

스스로 몸을 챙기시며 건강하게 사시다가 하늘나라에 가셔야지.

불안과 두려움에 떨지 말고 감사하며 기도하고 찬송하며 사시기를 기도할 따름이다.

아버지는 하늘나라에서 우리를 내려다보고 웃음지으며 계실까.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하고 계실까.

복숭아 과수원을 하셨던 아버지께서는 핑크빛 복숭아 꽃이 지고 아카시아 하이얀 꽃이 피어나는 요즘같은

시절의 고생들을 다 잊으시고 평안함을 누리고 계실까.

먼저 가나 나중에 가나 살고 죽음에 연연해 하지 않고 사나 죽으나 하나님과 동행하고 있음을 알아차리도록

다시금 깨달음을 주시는 어버이날이 저물어 간다.


나는 불재에 피어난 민들레 홀씨처럼 가벼이 날아갈 준비가 되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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