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273920
  • Today : 1197
  • Yesterday : 1076


연세대 김만진 농구 감독

2009.07.28 23:05

구인회 조회 수:2351


      

      
  년 여름 전주체육관에 벌어진 고대와의 농구경기

        그 애간장 녹이는 경기의 한복판, 경기를 조율하는 뇌천대장의 모습과
        가케무샤처럼 흔들림 없이 선 형님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다 이기던 경기, 한순간 에러와 방심으로 홍수에 둑 넘어가듯
        무참히 패배의 쓴잔을 한사발 드리키셨어요.

        삼국지에 숱허게 "지피지기 백전백승" "한번 실수는 병가의 상사"라는 
        말로 위안을 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다행이도 형님은 
        지는 것, 아니 그것도 실컷 이기고 있다가 깨져버리는 그 절망 속에서도
        무던히도 저봐서 그런지 씅도안내고 무덤덤하게 자리를 비우시더군요.


보는 나도 열불이 나 죽겠도만 형님은 패장의 자존심도 없소.  악이라도 한 번 써보시지 그렸어요.
TV에서는 싸납고 성질 뻗치는 프로농구 감독들도 많도만 형님은 성질부리는 감독의 특권을 잃어버린게요
아님 그런 방법이 별로 약발이 안 통혀서 그냥 나무늘보처럼 가만이 있는 거요.
혹시 경기장에서는 머찐 모습 보여줄려고  이미지 관리 차원에서 그러고 있다가
어디 후미진데다 집합시켜 놓고 열불을 내고 빠따라도 치는 건 아니겠죠.
그런 분이 아니란 건 내가 잘 알지만서도 그렇다면 형님이 개그맨을 하지 농구감독을 허겄소.

고요하고 미동조차 않는 태산같은 모습.
300척이 넘는 왜선단을 눈 앞에 두고도 끄떡없이 버티고 서 계셨던 이순신장군처럼
진두 지휘하는 모습과 표정 속에서 난 형님이 전주고 계셨을 때 27연승 금자탑을 쌓고
전국 고교 농구사상 처음 춘계대회, 대통령배, 전국체전 우승 등 그랜드슬램을 차지혔던 이유를 알었소.

"지도자은 언제나 강하지 않고 부드러워야 한다. 그래야 아래 백성들의 힘을 모아 쓸 수 있다"는 말처럼
형님의 그런 지도력에서 전체의 힘을 하나로 모을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난 사실 형님이 그 치열한 경쟁세계에서 어떻게 안 짤리고 살아 남았는지 무척 궁금 했다니깐요.

 

ba.jpg



2007년인가요. 자그만치 16년동안 전주고 감독으로서 한 세월을 풍미했던 형님이
이제 좀 목에 깁스도 허고 인물값도 허겄다 생각혔는디
전주고를 떠나 연세대 농구감독을 맡으신다기에 뭣허러 그런 고생길로 간다냐 생각했었어요
아니 생각혀 보세요.
그 농구감독 자리가 쓸만하면 농구하는 사람이 오죽 많은데 아무리 날고 뚜ㅕ도 형님한테 맡기것냐고요.
아니나 다를까, 제가 언론보도 보니까 작년에 누구를 팼다나 어쨋다나 혀서 짤릴 뻔 혔다면서요.
게다가 "공부하는 연세대 농구부" 를 맹근다고 텔레비에서도 나오던디
농구감독 때려치고 연예인을 허는게 더 낫겄어요.
그렇챦아도 나무위에 올려놓고 오매불망 떨어질날만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이 떼거리로 달라들틴디...

그런줄 알면서도 호랭이를 잡을려고 사지로 들어가는 형님은 사내 중의 사내요, 만년청 萬年靑이요
유식헌 말로 뇌천대장 雷天大將이란 말이요.
목사님도 그러싶디다. "호랭이줄 알고 겁먹었는디 자세히 보니까 토끼더라고"
호랭이라도 두눈 부릎뜨고 때려 잡으면 되는거 아니냐고,,
말은 쉽지만 호랭이 나타나면 무섭재.. 근디 호랭이가 별로 엄서서,,
글고 젤 무서분 호랭이는 만진이 형님이여..!! 젤 무선븐 호랭인 끝까지 안 움직끄리는 호랭이거든,
하늘에 우레치고 벼락이 때려도 도무지 바위처럼 떡 버티고 있는디,, 오메 무싱거,,!~

그런디 "질긴 놈이 이긴다"고 형님이 오죽 질긴 사람이요. 버티기 10단 아닌가벼
진달래교회 20년,, 다 나몰나라 허는디 산으로 간다고 혀도 찐디기처럼 달라붙고..
전주고에서도 16년동안 터줏대감노릇 했고 게다가 잘나가니까 낯두꺼운 사람들이 얼마나 아는 척을 해댔소.
나도 놀라부렀당게,, 형님이 그러코롬 유명한 사람인지~
그런디 그런거 다 내 팽게치고 올라갔는디

엥간혀선 안 비켜 주지,  암,, 어림도 없지,, 비켜줄라면 안가부렀제. 


333.jpg



형님 팔자도 만경창파에 일엽편주같었는디 얼마전 보도를 보니 요즘 변화의 조짐이 보이데..
요즘엔 뭐 작전도 잘 들어맞았다나,, 뭐 4강도 올라가고 그런 소식을 접해본께
이순신장군이 백의종군허다가 배 열둬척빼끼 없었는디 작전 잘 써갖고 이겨분 것처럼
작전 어쩌고 예기가 나오는 것 본께 뭐가 잘 되야가는 것 같으오.
무소식이 희소식이라고 존 소식 있거째..
안되면 개기는거여,, 찔긴 놈이 이긴 당게

글고 아무리 그 속에 뼈를 묻었어도 한 번 내려 오세요.
거기서 버티는게 우승허는 것보다 더 대단헌게 우승혀갖고 올라고 허지 말고
맹걸로 오세요. 어차피 우승혔어도 자랑도 못허쟎어..

난 옛날에 형님이 말을 못허는 줄 알었당게
침묵인지 과묵인지 도시 말은 안헌게..
근디 말 안허는 사람이 다 좆터만

그리운 만진이 형님 글고 복ㅡ화 누님
안되는 건 안되는 겅게
거시기가 껄쩍찌근해벌면
그냥 냅두고
담엔 허벌라게 내려오쇼~~이잉

시상이 다 그렁거시 아니당가                           

                                                                                          
그리움으로 구인회


bal.jpg


 
꽃 꺽어 그대 앞에   

그대 큰 산 넘어 오랜만에 
오시는 임
꽃꺽어 그대 앞에 받들고
떨리는 눈물 애써 누르며
끝없이 그대를 바라보게 하라

그대 큰산 넘어 이슬 털고 
오시는 임
꽃꺽어 그대 앞에
떨리는 손으로 받들고
그대의 발, 머리 풀어 닦으며

오히려 기쁨에 잦아드는 
목소리로
그대를 위하여
길고 뜨거운 사랑의 노래를
부르게 하라

                                       양성우 / 꽃날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