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딩 슈앙(Dinh Quan) "꿈꾸는 여인"

2011.03.15 15:47

구인회 조회 수:22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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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딩 슈앙(Dinh Quan)의  "꿈꾸는 여인"   

 

 한국사람으로서 베트남 여행은 남다른 감회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와 베트남은 다 같이 동족상잔의 비극을 겪은 국가이며,

 베트남이 우리나라를 침범하거나 아무 해꼬지 한 적이 없는데, 

 미국과 그 나라 사람들의 전쟁에 우리나라가 참여했기 때문일겁니다.

 전쟁이 무슨 장사나 거래를 하는 것도 아니고, 이유 불문하고

 사람 죽이고 파괴하는 일에 동참했다는 것은 가슴 아픈 일입니다.

 그런 깊은 상흔이 남아 있는 나라, 베트남을 여행한다고 하는 것이 마냥

 기쁘고 즐거운 일은 아니지요. 

 

 그런데 관광 가이드를 통해 들은 얘기지만 이런  일을 겪은 베트남 사람

 들은 대게 한국을 미워하기는커녕 되려 한국을 좋아한다고 합니다.     

 그 당시 한국의 입장에서는 미국의 뜻에 따를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우리나라의 입장과 처지를 두둔하기까지 한다고요. 우리는 한민족임에

 불구하고 지금까지도 남북이 서로 대치되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데,

 가난한 나라라고 우숩게 생각했던 이 나라 사람들의 통큰 의식이 놀랍고,

 그들과 잔혹하게 싸웠던 나라에 대해서 이렇게 관대하고 용서할 수 있는

 배경과 저력은 무엇인지 궁금한 적이 있었습니다.

 물론 이 나라가 당대에 막강한 프랑스와 중국, 미국과의 전쟁에서서 다

 이긴 전력이 있는 당차고 패배를 모르는 대단한 나라인 것은 일찍이

 알려진 사실이더라도 기다란 나라에 가녀린 몸집하며 어딘지 모르게

 나약에 보이는 이  사람들을 하나로 묶는 결속력과 깡다구는 어디서

 난 것인지, 단지 민족주의의 소산이라고 치부하기에는 이를 설명하기에

 다소 부족한 감이 있습니다. 짐작컨데 베트남의 힘은 숱한 전쟁 속에서

 여성이 가정을 이끌고 경제를 책임지는 사회 시스템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요. 차창 밖으로 가래질 하고 무자위를 구르는 여인들, 어디랄 것

 없이 오토바이 타고 오가는 여성들의 악착같은 모습과 오늘날 두려움을

 무릎쓰고 한국으로 결혼 이민 온 수 많은 베트남 여성들의

 심청이 같은 희생과 도전에서 그 사회의 자화상을 엿볼 수 있으며,

 좋든 싫든 여성사회에서의 돈독한 유대와 화학적 통합이 그 사회의 

 뿌리가 되고 그 나라를 굳게 지탱해주는 끈적끈적한 원천이 되었을

 것으로 여겨지는군요.

 그래서인가요?  그의 그림 속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베트남 여인..!

 베트남 여인의 아름다움과 서정이 고스란이 배어 있는 한 화가의

 기묘하고 독특한 래커 그림에 주목하게 됩니다. 

 

 위 그림은 베트남의 초현실주의 화가 딩 슈앙 (Dinh Quan,1964~)의

 '베트남 여인(Vietnamese Beauty)"

 먼저 딩 슈앙은 미국과 베트남 전쟁이 발발한 1964년 베트남 북부지역의

 관문으로서 전략적 요충지인 하이퐁에서 태어났으며, 90년 하노이 미술

 대학을 졸업하고 전통적인 래커기법으로 94년부터 지금까지

 여러 나라에서 셀 수 없이 많은 전시회를 했다는 것 밖에 작가에 대한

 내용이 전무한 실정, 물론 베트남어를 안다면 사정은 달라지겠지만은요.

 그러나 그가 태어난 곳이 미국으로부터 수시로 폭격을 당한 항구도시 

 하이퐁이라는 점에서 그가 생사를 오가는 현장에서 나서 전쟁이 끝나는

 75년까지 10년이 넘게 참혹한 전쟁을 겪으며 살아 남았으며, 두려움과

 떨림의 어린 시절에 대한 기억이 그의 화풍에 적쟎은 영향을 끼쳤을 것

 이라 생각됩니다. 대게 전쟁의 꼬락서니라는 것이 총칼로 중무장한 사내

 들이 쌈박질을 하고, 여성과 아이들은 전쟁의 틈바구니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는 양상으로 전개되는 것으로 볼 때 아이들은 어머니의

 모습과 공존하는 다른 여인들의 관계를 통해서 배우게 되고 모든 절박한

 순간 순간이 뇌리에 깊이 파고들 수 밖에 없었을 겁니다.

 그래서 그런지 이 화가의 모든 그림에는 단 한 명의 남자도 찾아볼 수

 없고 상상력을 동원하지 않고는 이해할 수 없는 신비스런 여인의 형상이

 제각기 특색있는 모양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기도, 꿈, 바나나 이파리, 낙엽, 연인 그리고 여인, 베트남에는 여인 밖에

 없다는 듯이 거의 모든 작품에서 등장하는 여인의 모습은 마치 꿈속이나

 신화 속의 인물처럼 이채롭고 신비롭기까지 합니다. 

 어쩌면 여인의 그림에서 베트남 여인의 한과 가슴 속 깊이 묻어 둔 꿈과

 기원을 읽을 수 있다는 말이 더 적합한 표현일 겁니다. 

 그 꿈은 존재의 심연에서 신으로부터 여인에게 맡겨진 사랑과 평화,

 가족에 대한 꿈, 사랑에 대한 꿈, 평화에 대한 꿈..!

 오랜 전쟁을 통해서 잃어버린 가장 평범하고 소박한 꿈에 대한 향수가

 식물의 수액을 뽑아 합성한 래커에 엉겨붙어 아오자이 실비단처럼

 때로는 여인의 몸에서 처량하게 퍼지는 쓸쓸한 이파리처럼

 혹은 바나나 이파리 하나에 기대 꿈꾸는 가난한 여인의 모습으로

 켄버스 굽이 굽이 마다 아찔하게 흔들거리고 있습니다. 

 

 딩 슈앙은 이 여인의 그림을 통해서 오랜 전쟁에서 이 나라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베트남의 정신은 남자들의 전투력과 파괴력이 아니라

 풍전등화 같은 위기 속에서도 바나나 이파리처럼 연약하지만 그 미미한

 이파리 하나에 기대 생명을 유지하고 아이들을 기르고 희망을 걸었던

 베트남 여인들의  소중한 꿈과 강인한 생명력에서 찾은 건 아닐까요?

 전쟁과 폭력이 난무할 때 힘있는 자들이 아니라 아무 힘 없는 여성들에

 의해 한 나라가 유지될 수 밖에 없었던 비극적인 역사 속에서 작가는

 영웅 아닌 이름 없는 사람들, 언제나 그 자리에 있었던 그의 조국

 그의 누이이자 어머니,  베트남 여인(Vietnamese Beauty)들을 추억하고

 한 나라의 정신사 속에  깊숙이 자리잡은

 그녀들의 애환과 울부짖음을 꺼내 화폭에 토해낸 건 아닌지...!

 

 딩 슈앙(Dinh Quan)이 본 여인들, 그리고 그들의 운명,

 꿈꾸는 여인의 그림 속에 한 잎 두잎 가볍게 떨어지는 이파리처럼

 지금 이순간에도 심봉사 눈 뜨기 위하여 이 땅에 꽃다운 청춘을 내던진

 베트남 심청이의 눈물겨운 마음이 연꽃처럼 피어납니다. 

         

 

   포도원 처녀들   / 빈명숙

 

 저 집에 가서 포도농사 지을 때

 나비도 춤추고 꿀벌도 즐거워

 땀흘려 기른 베트남 포도송이들

 처녀들은 잘 익은 포도냄새가 난다

 집집마다 포도가 팔려 갈 때

 살점이 떨어져 나갔다

 다시 생각이 나겠지

 환하고 밝은 포도 축제를 위하여

 어디서 왔는지 누군지 모르지만

 포도송이 되어 잘 살자

 오래 오래 잘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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