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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흐름속에서

2012.12.31 06:48

물님 조회 수:900

시간의 흐름속에서

                        윤두병

 
사람들은 오늘의 고통을 껴안고
지난 날의 영광과 좌절을 회상하고
미래를 불안과 희망으로 바라본다.

지난 날의 불행을 한탄하고
때론 능력 없음을 자탄하고
쥐꼬리만한 성취를 자랑하면서.

그래보았자 우리는
지금 여기에 서서 시계추처럼
똑딱거리며 살고 있는 존재들일 뿐
그러다 약발이 떨어지면 멈추어 서고 마는.

해서 그대여 너무 아등거리지 마시게나.
당신이 가져보려는 그것도
우리가 얻으려는 행복도 사실
신기루에 불과하다네.

우리를 괴롭히는 불안의 실체도
마음속 깊은 곳에
꼬아리를 틀고 앉아 있는
아가리 속 뱀의 혀바닦에 불과 뿐

가만히 더 가만히 들여다 보면
그것은 어쩌면
우리의 마음속에서 일렁대고 있는
꿈과 희망의 불길이 만들어 내고 있는
헛된 꿈일 수 있다는 것이지.

그래서 말이네.
내가 살아봐서 알게된 건데.
재미있게 사는 것이 젤 중요하드라구.
그런데 희안하게 그걸 사람들은 잘 모르더라구.

흐르는 시간의 강물 위에 띄워진 배위에서,
물고기를 잡는다고 시간을 낭비하고
내 배의 성능을 높힌다고 공부에 열을 올리고,
거기에 정신팔려 몸까지 망치며 살더라구.

친구여, 내년에는 말일세.
눈에 보이는 거짓 풍경에 속지 말고
자네의 존재가치를 실현시키게.
사랑하는 이가 있으면 사랑한다고 말하고,
싫은 일이 있으면 싫다고 거부하시게.

마음에 안드는 놈이 있거나
나쁜 놈이 있다면 욕도 해주고
수틀리면 한주먹 내갈기면서 그렇게 사시게나.
이렇게 사는 것이 손해보는 짓처럼 보여도
그것은 사실 행복으로 가는
지름길이며 지혜의 길일 수 있다네.

한데 그러자면 조건이 있지.
이 땅에서 내가 존재하는 이유를 알아야 하고
그 값을 실현해 보려는 적극적인 의지를 갖는 것.
이런 것이 모든 내 행위의
기본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지.

그렇게 되면 어떤 일이 있어도
인생을 후회하지 않고
무지하게 재밋게 살 수 있는 것이라네.

아무쪼록 내년에는 부디
그런 한 해가 되시길 빌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