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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석은 자들의 어리석은 짓거리

---흉악 성범죄자 고환 제거"…박인숙, '물리적 거세' 법안 발의를 보고

 

 

 

송현(시인. 한국SS이론연구소장)

 

 

1.

러시아 혁명 전까지만 해도 러시아에서는 성직자들이 금욕을 실현하기 위해서 자신의 성기를 자르는 경우가 있었다. 자신의 성기를 자른 성직자들은 신도들로부터 엄청난 존경과 추앙을 받았다고 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는 한마디로 어리석음의 극치이며 개가 웃고 소가 웃을 또라이짓이 아닐 수 없다!

 

아니 귀염둥이(송현 SS이론 용어로는 성기를 귀염둥이라고 한다)가 무슨 죄가 있나! 걔는 아무 잘못이 없다. 다 아다시피 귀염둥이에게는 자율신경이 없다.그래서 걔는 아무 것도 볼 수도 없고 아무 것도 판단할 수가 없는 불쌍한 놈이다. 여자를 보고 성적 욕망을 일으키라고 판단하는 것은 불쌍한 귀염둥이가 아니라 머리 속에 있는 뇌이다, 이렇게 보면 성범죄의 주범은 귀염둥이가 아니라 뇌이다. 이는 마치 살인사건이 났을 때 칼이 사람을 죽인 것이 아니라 칼을 든 살인범이 사람을 죽인 주범인 것과 같다.. 

 

그러니, 굳이 자를르면 귀염둥이를 자를 것이 아니라 뇌를 잘라야 한다! 그러자면 목을 잘라야 한다. 그런데 아무 죄도 없고 아무 잘못도 없는 귀염둥이를 자르는 것은 무지의 극치이고 어리석음의 극치이다. 그런데 21세기의 개명천지에 이런 또라이짓이 대한민국에서 버젓이 벌어지고 있고, 대학까지 나왔다는 인간들도 이에 동조하고 어리석은 짓을 다 하고 있다.

 

이런 순진한 자들의 단순논리로 하면 세상이 참 단순해진다. 별 문제 될 것이 없다. 절도범은 손을 자르면 된다. 칼 들고 강도 짓 하면 우선 칼 만든 공장 사장부터 잡아 가두어야 한다. 총으로 강도짓을 하면 먼저 총을 만든 사람부터 잡아 가두어야 한다. 과속으로 사람을 치여 죽였을 경우 사람을 깔아뭉겐 타이어를 구속하면 된다. 아니, 이게 말이 되는 소린가!  이게 또라이짓 아니고 뭐가 또라이짓인가!

 

2.

이와 비슷한 또라이들이 성직자 중에 많다. 여러 날을 굶었다거나 여러 날 잠을 안잤다거나 오래 동안 물구나무를 섰다거나 물 위에 둥둥 뜬다거나 식의 또라이짓이 마치 무슨 대단한 수행인 것처럼 자랑을 하고 이에 박수를 치고 돈까지 갖다 바치는 멍청한 인간들이 너무 많다. 한마리도 이딴 짓은 어리석음의 극치이고 또라이짓이다.

 

2600년 전에 붓다는 6년 동안 별별 고행을 다 했다. 그래도 깨닫지 못했다. 6년 고행을 해도 깨닫지 못했다! 그래서 지친 몸을 쉬려고 니란자라 강가 보리수 나무 아래 갔다. 보리수 나무 아래에서 이렇게 결심하고 선정에 들었다.

 

--나는 이제 위 없는 깨닮음 즉 무상정등각을 얻기 전에는 이 자리에서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붓다는 마을 촌장의 딸 수자타가 준 죽을 한그릇 먹고 죽음보다 깊은 잠에 빠졌다. 새벽녘에 잠이 깨었다. 마침 그때 새별별이 스러지고 있었다. 붓다는 새벽별이 사라지는 것을 유심히 보고6년 고행은 물론이고 자신의 모든 것을 내려놓았다. 그 순간 붓다는 소리쳤다

 

--아, 나는 얻었다!

 

붓다는 6년 고행으로 깨달은 것이 아니다! 고행 따위를 다 내려 놓았을 때 비로소 깨달은 것이다! 그런데 어리석은 자들은 어제도 오늘도 눈을 감고 하염없이 벽만 쳐다보고 있다! 순진한 이들은 이런 자들을 존경까지 하고, 이들에게 돈까지 갖다 바친다.

 

3.

성범죄가 만역하고 있는 것을 더 이상 방관하지 말고 이를 방지하기 위한 법적 장치를 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고 시급하하다. 관계 전문가들 모여서 합리적인 방안과 해결책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내친 김에 한마디를 더 보태면 그 동안에 언론에 드러난 대부분의 논의는 성범죄자의 성기를 자른다거나 화학적 거세를 한다거나 형량을 높이자는 것들이다.

 

그런데 내 좁은 생각으로 매사는 결과도 중요하지만 그 원인이 결과 못지 않게 중요한 법이다. 성범죄가 만역하는 원인에 대해서 걱정하고 원인을 해소하려는 움직임은 내 눈에는 보이지 않는 것이 참 답답하다. 결과에 대한 대책도 대단히 중요하다. 그러나 이와 병행해서 원인 해소에 대한 대책 또한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4.

성범죄가 날로 증가하는 원인은 무엇일까? 여러가지 측면에서 지적할 수 있을 것이다. 순진한 사람들은 성범죄를 저지른 쪽에만 신경을 쓰고 극형을 주문한다. 그러나 원인 제거에 대해서는 아무 개념이 없는 경우가 많지 싶다. 개념이 없는 것이 아니라 무지한 것 같다. 성범죄 발생의 원인을 제거하지 않고는 성범죄를 막을 수가 없다!

 

성범죄자를 극형에 처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간과하는 것이 하나 있다. 극형에 처할 경우 성추행만 하고 말 경우에도 증거 인멸을 위해서 살인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아주 높아진다는 사실이다! 성범죄자 뿐 아니라 모든 형량을 정할 때는 법리에 맞아야 하고, 상식에도 맞아야 한다. 양형은 다른 범죄와 형평도 맞아야 한다.

 

5.

성범죄의 가장 큰 원인은 무엇일까? 국영기업체에서 담배를 만들어서 담배 광고를 엄청나게 하고 있다. 이 경우 흡연을 한 사람이 폐가 나빠졌다. 이 책임이 전적으로 담배를 피운 사람에게만 있을까? 잘못된 교육제도 하에서 실력 없는 선생에게 잘못된 교육을 받아서 멍청이가 된 것의 책임이 전적으로 학생에게만 있을까? 

 

가령, 한강 하구에 등뼈가 굽은 병신 물고기가 발견되었을 경우, 등뼈가 굽은 책임이 전적으로 그 물고기에게만 있을까? 한강을 오염시킨 사람들과 이를 방치한 국가에게는 책임이 없을까? 

 

6.

절도범의 손가락을 자르자는 식의 유치하고 멍청한 발상과 주장을 하는 이들에게 중요한 일을 맡겨서는 안된다. 이런 단세포적인 발상을 하는 사람들 생각대로라면 세상에 걱정할 것이 없을 것이다. 뭘 훔치는 놈은 손가락을 자르고, 거짓말하는 놈은 혀를 자르고, 성범죄를 저지른 놈은 귀염둥이를 자르면 과연 문제가 다 해결될까? 대표적인 것이 사형이다. 살인범을 사형에 처하는 엄벌을 하면 이땅에 살인이 다 사라질까? 

 

이런 유치하고 치졸한 생각을 하는 인간을 순진하다고 해야 할까? 멍청하다고 해야 할까? 이런 자들에게 내가 낸 세금으로 세비를 주고 그자의 비서와 운전수까지 멕여 살린다고 하니 정말 천불이 난다!(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