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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석되어야 할 세월호 참사

2016.04.21 01:46

물님 조회 수:760

해석 되어야 할 세월호 참사

                                   김홍한 목사                             


 

임경업장군은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거듭 거듭 겪는 민족의 고난을 두고 말했다.

 

하늘이 미워하는 것은 곧 사랑하는 것

 

이를 해석하여 함석헌은 말했다.

 

환난을 이기는 것은 그것을 하나님의 사랑으로 아는 것밖에 길이 없다.”

 

4.16 세월호 참사를 두고 그것을 하나님의 사랑이라고 말한다면 그 아픔에 몸부림치는 유족들과 그 터무니없는 사건에 분노를 삭이지 못하는 이들에게는 너무 야속한 이야기일 것이다. 그러나 어찌하겠는가 세월호 사건을 단순히 사고로 인한 가족들의 슬픔이 아닌 국가권력에 의하여 저질러진 역사속의 비극이요 더 나아가서 역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의 뜻을 염두에 둔다면 그렇게 밖에는 해석할 수 밖에 없지 않은가? 굳이 체념하겠다면 미치는 수밖에 없고 굳이 복수하겠다면 제 가슴을 찌르는 수 밖에 없으니 말이다.

 

말은 이렇게 하면서도 사실 나도 해석이 되지 않는다. 2년 동안 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고 해석을 요구하는 것이 4.16이다. 문득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2년 가지고 되겠는가? 20년을 해석해야 하고 200년을 해석하야 되지 않겠는가?

 

먼 산은 그 윤곽이 뚜렷하지만 가까이 가면 갈수록 알 수 없는 것이 산이다. 역사도 그렇다 남의 나라 역사는 몇 마디 글과 말로 정의 할 수 있지만 내 나라 역사는 그게 되지 않는다. 내 나라 역사도 먼 옛날로 올라갈수록 정리되는 바가 있지만 현대사는 정말 어렵다. 등잔 밑이 어둡다는 말이 그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필코 알아야 하고 해석해야 하는 것이 현대사다. 그래야 미래를 살 수 있다. 현대를 해석하지 않는 미래는 그저 운명에 맡겨 사는 숙명적인 삶이다. 노예의 삶을 벗어날 수 없다. 그래서 세월호 사건은 해석되어야 한다. 억지로라도 해석해야 한다. 아니하면 안 된다.

세상의 모든 생명은 그 역할이 있다. 무슨 역할인지는 모르겠으나 아무튼 역할이 있다. 그러면 세월호에서 죽어간 생명들은 무슨 역할을 하고 갔을까? 무엇을 남겨놓고 갔는가? 홍수는 흙을 뒤집어 옥토를 만들고 태풍은 바닷물을 뒤집어 바다에 새기운을 불어 넣는다. 전쟁은 민족을 뒤집어 놓고 혁명은 사회를 뒤집어 놓는다. 그러면 세월호 사건은 무엇을 남겼으며 무엇을 뒤집었는가?

 

너무도 간단하게 해석하는 이들도 있다. “그냥 사건이고 사고다.” “남기긴 무엇을 남기느냐? 뒤집긴 무엇을 뒤집느냐? 그냥 늘 상 일어날 수 있는 사고이던지 통치과정에서 일어나는 불가피한 사건이다고 과거 오로지 힘에 의하여 다스려 지던 짐승의 때라면 그럴 수 있다. 광기로 가득하여 눈을 번뜩이며 사냥감을 쫓는 사냥개처럼 백성을 사냥하던 군부독재의 시대라면 그럴 수 있다. 개명천지 21세기에 일어난 일이기에 그냥 사건이고 사고라고 할 수 없다.

 

내가 착각하였는가? 비록 21세기가 되었다지만 아직 우리는 야만의 시대를 살고 있는데 그것을 잠시 잊고 개명천지라고 착각한 것일까? 나와 같이 개명천지라고 착각한 무수한 민중들을 향하여 까불지 말라, 까불면 이런 일은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는 저 사악하고 교활하고 무자비한 권력자들의 공갈과 협박이 생생하게 살아있는 야만의 시대인가?

 

세월호 유가족들이 일본군종군위안부 할머니들에게 말한다. 그동안 무심해서 죄송하다, 역시 세월호 유족들에게 오래전 이런저런 참사로 가족을 잃은 이들이 말한다. “그 때 자신들이 끝까지 싸워서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서 미안하다.

 

~ 나는 그들의 말에서 세월호 사건의 해석을 본다. 역사적으로 수많은 아픔을 겪은 이 백성이다. 그런데 그 아픔을 그저 숙명으로만 알았다. 그저 당하는 이의 운명으로만 알았다. 나만 괜찮으면 다행으로 알았다. 그래서 그 아픔은 반복되고 계속되었다. 이런 바보 같은 백성에게 하늘이 주는 가르침이다.

그 가르침이란 이것이다. “나눔하면 기껏 물질 나눔만 생각하는 우리에게 아픔을 나누라는 것이다. 내 이웃의 아픔을 나누고 내 민족의 아픔을 나누고 온 인류의 아픔을 나누라는 뜻이다.

 

금번 박근혜 정권에 대한 심판은 고통 받는 이들에 대한 외면을 심판한 것이다. 아니 오히려 국민에게 고통을 주는 주체가 정부였기 때문이다.

 

20대 국회여, 당신들의 역할은 분명하다. 국민들의 아픔을 같이 아파하고 그 아픔을 나누는 것이다. 그러면 된다. 당신들이 혹 무능하여 여러 시행착오를 겪는다 하더라도 국민들은 용납할 것이다. 마치 무능하고 못난 아비라도 자녀들은 아비를 외면하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여보적자(如保赤子)”라는 말이 있다. 대학에 나오는 말로 갓난아기(赤子) 돌보듯 한다.”는 말인데 나라를 다스리는 이는 모름지기 백성을 갓난아이 돌보듯이 해야 한다는 것이다. 철없는 젊은 엄마가 갓난아이를 키우는데 경험이 없어서 전전긍긍한다. 오직 하나 있다면 아기를 끔찍이 사랑하는 그 맘 하나가 있다. 그 맘으로 엄마는 아기를 키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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