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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아름다움을 노래함

 

좀 더 큰 것, 강력한 것, 빠른 것, 화려한 것들에게로

우리의 눈과 귀가 집중 되는 오늘 날,

작고, 느리고, 소박한 것이 아름답지 않느냐고

말 건네는 이들이 있다.


15일 (목) 저녁 7시완주의 한적한 산골 학교 비봉초등학교에서

<한여름밤의 마을 도서관 음악회>가 열린다.


짧지 않은 25년의 세월,

우리의 아픈 역사와 지구촌의 평화를 노래해 온

평화운동가 홍순관의 콘서트.


1995년 정신대할머니돕기 모금공연 <대지의 눈물>을 시작으로 (10년),

결식학생돕기 <소년의 밥상> (3년), 평화박물관건립모금공연 <춤추는 평화> (6년),

기후온난화 문제를 다룬 <지구살리기> (7년). 프로젝트 <착한노래 만들기> (2년) 등

시대의 아픔과 고통의 소리를 외면하지 않고 노래로 한결 같이 동참해 온 음유시인의 무대다.


무분별한 개발의 소용돌이 속에서, 무한 경쟁의 채찍질 앞에서, 잠시라도 멈추어 서면

도태될 듯한 끝을 알 수 없는 불안감 속에서 제 숨을 쉬지 못하는 우리들에게

그는 “평화는 제 숨을 잘 쉬는 것”이라고 노래한다.


꽃은 꽃 숨을, 나무는 나무 숨을, 아침은 아침 숨을, 저녁은 저녁 숨을 쉰다

별은 별 숨을, 해는 해 숨을, 바람은 지나가는 숨을, 신은 침묵의 숨을 쉰다


그러니 우리도 자신의 숨을 쉬자고... 나처럼 사는 건 나밖에 없다고....


또한, 밥 한 그릇이 절실한 어린이들에게 당부한다.

사나운 짐승 있어도 말 없는 바위 말해주는 늘 푸른 산위에 살자고

지루한 가뭄 있어도 고요한 생명 숨 쉬는 늘 푸른 들판에 살자고

낮은 곳 살고 있어도 어린 구름 그림 그리는 늘 푸른 강물에,

고요한 생명 숨 쉬는 늘 푸른 세상에 살자고 위로한다.


그 위대한 물살, 흐린 물줄기 만나도 피하지 말고 뒤엉켜 가라고,

멈추지 말고 흘러흘러 강으로, 바다로 더 넓은 세상으로 흘러가라고.....


1년 전만해도 학교가 문을 닫으면 갈 곳이 없었던 작은 마을 비봉의 아이들,

문화적으로 교육적으로 소외 되었던 이들은 이제 학교가 끝나도 도서관에서 맘껏 책을 볼 수 있다.

또한 주말이면 주민들과 어린이들이 오순도순 모여 영화도 본다.

작년에 리모델링 된 비봉 초등학교 도서관이 학생들 뿐 아니라 주로 농업에 종사하고 있는 주민들의 문화 공간인 마을 도서관도 겸하고 있기 때문이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고 노래하는 시인과 작은 농촌 학교의 만남이

벌써부터 가슴설레게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