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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est

2008.07.11 00:19

텅빈충만 조회 수:637

‘장애자인 자녀를 바라보는 엄마의 심정’, 그것이 바로 하느님의 마음이 아닐까?
엄마는 아기에게 미소를 보내지만 장님인 아가는 볼 수가 없다.
엄마의 사랑 가득 찬 눈빛을.  
엄마는 아가의 이름을 부르지만 아가는 듣지도 , 대답도 할 수가 없다.
그 아가를 바라보는 엄마의 심정이 얼마나 안타까울까?

어는 스페인 신부님, 사제 서품 전 갑자기 시력을 일고 장님이 된 그는 아름다운 시 한편을 남기셨다.

내가 어렸을 때
엄마는
나 몰래 내 뒤로 살금살금 다가와
내 눈을 가렸지
그리고 내게 물었지!
“누구게?”
나는 금방 알아차릴 수 있었지
“우리 엄마야”
라고 큰 소리로 대답을 했지.

지금
내가 장님이 된 지금
하느님은 내 눈을 가리고
내게 조용히 물으시네
“내가 누구냐?”
“네, 당신은 나의 주님, 나의 영혼,
나의 희망, 나의 아버지 이십니다..
하느님!
나는 당신의 얼굴을 뵈올 수 있습니다.
명상 안에서, 영원 안에서.....

백내장으로 시력을 거의 잃어버린 내게 요즘 생각나는 신부님의 글이다.
장님이 된 상태에서도 하느님께 신앙고백을 하시는 아름다우신 신부님!

사람들은 백내장은 간단한 수술로 쉽게 고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나의 일부인 수정체를 떼어내는 것이 마음이 아프다.
나의 몸을 아프게 했던, 나의 몸에게 소홀이 했던 것에 대해 몸에게 용서를 청한다.
수술은 하지 않을 것이다.. 또다시 몸에게 말 걸기를 시작해야겠다.

가끔씩 그대 마음 흔들릴 때는
한그루 나무를 보라

바람 부는 날에는
바람 부는 쪽으로 흔들리나니
꽃피는 날이 있다면
어찌 꽃 지는 날이 없으랴.

온 세상을 뒤집는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뿌리
깊은 밤에도
소망은 하늘로 가지를 뻗어
달빛을 건지더라.

더러는 인생에도 가을이 찾아와
일기장 갈피마다
눈이 내리고
참담한 사랑마저 소식이 두절되더라.

가끔씩 그대 마음 흔들릴 때는
침묵으로
세월의 깊은 강을 건너가는
한 그루 나무를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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