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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없어도

2019.05.04 22:51

도도 조회 수:882

20190504

상대방을 다치게 하는 차사고를 내고
불안과 두려움에 떨고 있을 때
보험회사가 알아서 해주니
좀 쉬었다 괜찮아지면 가라고 하는 사람,
누구에게 과실이 있는지 보험회사를 불러
알아봐야 하지 않느냐고 하는 사람,
별거 아니니 걱정하지 말고
다 잊어버리라고 하는 사람,
그만한 게 다행이니 담금주 한 잔 마시고
푹 자라고 하는 사람,
모두가 염려하며 위로의 말을 해준다.

덕분에 무사히 귀가해서
그래도 복잡한 마음이 남아있어
맨발 접지를 하며 마당의 풀을 뽑는다.
여름 같은 봄날이라서 시들해진 국화에
물을 뿌려주기도하며
송홧가루 피어나는 소나무와
올리브그린 새싹이 한창 돋아난
참나무를 올려다본다.
고난주간의 찬송가를 연속 재생으로 들으며
스피커의 볼륨을 올린다.
숲속에 메아리 되어 울려 퍼지게
불안과 두려움이 산산이 흩어지게
그리고 저녁 한끼 금식 해본다.
다시는 남을 다치게 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기도하면서~

천하없어도
풀이는 내가 해야 풀어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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