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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이의 아침

 어제의 뜨거운 태양이 없었던 듯이 잿빛 구름이 하늘을 덮고

킬리만자로의 서늘한 기운이 살 갓을 움츠리게 합니다.

검은 구름을 기다리는 우리의 기대는 오늘도 없어 보입니다.

몇 달째 말라버린 대지는 풀이 없어 주인인 소를 잃고

날리는 먼지에 나무들도 붉은 옷을 입었습니다.

언제나 먼지의 때를 벗고 초록빛 잎을 띄울지 기약이 없어 보입니다.

오늘도 얼마나 찌는 더위에 시달려야 할지 어지럽습니다.

가뭄이 길어서 인지 금년 1,2월은 너무 너무 덥습니다.

아마 땅에 풀이 없고 나무에 잎이 없어서 인가 봅니다.

  

지금의 시간은 6시 45분 아직 다 밝지 않은 이른 아침,

선생들의 숙소에는 아직 밥 짓는 기운도 없는 데,

족히 한 시간은 걸었어야 할 산 넘어 마손네 동네 아이들이 학교에 도착을

했습니다.

 3년째 유치반에만 있는 정신박약아인 사이토티도 형들의 틈에서 

기분이 좋아 보입니다.

 집에 소도 없는 아이들이니 아침도 못 먹고 왔을 테지만 마냥 즐거워

보입니다. 

 어쩌면 옥수수 죽이 나오는 간식을 기다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가냘픈 몸매의 나시바이의 가방 속에 노트 한 권과 연필 한 자루 들었지만

 그것도 무거워 보입니다.

떨어진 어깨의 옷 위에 가방 끈이 너무 커 보입니다.

부엌에서 쓰기위해 가져오는 작은 나무토막 하나도 무거워 보입니다.

그래도 선교사에게 고개를 숙이며 축복을 바라는 모습이 정말 예쁩니다.

우루루 교회로 몰려들어 오더니 각자 자리에 앉아서 몇 마디 중얼거리더니

또 우루루 몰려 나갑니다. 

뭐라 기도 했는지 모르지만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그 기운이 좋아 보입니다.

어쩌면 

비가 오게 해 달라고 기도했을 것입니다.

우리도 소를 갖게 해 달라고 기도 했을 것입니다.

이웃집의 멀리 떠난 소들이 무사히 돌아오게 해 달라고 기도 했을 것입니다.

선교사도 기도했었습니다.

비를 주시라고 기도했습니다.

엘리아의 하나님을 부르며 기도했습니다,

갈멜산 엘리아의 기도를 들으시고 비를 주셨던 하나님께 기도했습니다.

목소리 높여 간절히 기도 했습니다.

울며 기도했습니다.

비가 오고 어서 풀이 나서 멀리 떠난 소들이 죽지 않고 돌아오게 해

달라고 기도했습니다,

소가 떠난 자리가 너무 크다고 기도했습니다.

소가 없는 룸부아의 사람들이 배가 고프다고 기도했습니다.

못 먹는 아이들의 병치레가 많아 졌다고 기도했습니다.

이들을 도와주고 싶다고 기도했습니다.

하지만 

한국의 경제와 달러의 환율 때문에 힘들어진 

선교사들의 어려움이 너무 크다고 기도했습니다.

한국의 경제가 좋아지고 달러의 환율이 좋아지게 해 달라고 기도 했습니다.

후원하는 성도들의 삶이 넉넉하게 해 달라고 기도 했습니다.

오늘도 아파서 결석하는 아이가 없게 해 달라고 기도 했습니다


***   마사이 선교지의 단신입니다  ****


동역자 여러분들의 건강과 사역과 가정위에 엘리아의 하나님이

충만한 은혜를 주시기를 기도하며 줄입니다.


       2009,  2,  27.  


마사이에서   부족한 종   장 세 균 / 오 주 자   선교사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