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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현시인의 글

2011.07.06 06:15

물님 조회 수:5993

 

 

박 현숙 선생님께 보내는 공개 편지--송현 시인

송현 선생 했다 행복일기--2011. 7. 4. 월. 새벽

 

 

박 현숙 선생님께 보내는 공개 편지

 

 

1.

박현숙 선생님, 반갑습니다. 오늘 불교 TV 홈페이지에 선생님이 올린 다음과 같은 댓글(?)을 보고 또 크게 감동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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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현숙 :

Log in ( http://cafe.daum.net/hbbk123 ), Please. (2011-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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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선생님께서 외국에서 "송현 시인의 행복발견"을 보는 분들에게 "송현 시인의 행복발견" 카페를 홍보하셨더군요. 그 동안은 국내의 독자들을 위하여 우리 카페를 홍보하기 위하여 지나간 방송 프로에 까지도 댓글을 올렸는데, 이제는 외국에 있는 분들을 위하여 위와 갈은 댓글을 올렸더군요. 이걸 보면 저는 참 복도 많고 운도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2.

선생님처럼 공직에 계시면서도 이렇게 당당하게 실명으로 댓글을 올린다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댓글을 다는 일을 아주 꺼려 합니다. 좋게 말하면 아주 소극적이고 나쁘게 말하면 아주 소심하고 겁이 많습니다. 혹은 자기 감정 표현을 잘 할 줄 모른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80년도 초까지만 해도 외국의 유명 예술가들이 한국에 와서 공연을 하고 돌아갈 때 다시는 오지 않겠다고 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객석에 있는 사람들이 손뼉을 칠 줄도 모르고 두꺼비새끼처럼 눈만 껌뻑껌뻑하고 앉아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좋으면 좋다, 잘하면 잘한다, 멋지면 멋지다, 신나면 신난다고 자기 감정 표현을 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외국 사람들은 손뼉과 환호를 하다가도 양에 차지 않으면 일어서서 기립박수를 보내곤 합니다. 이는 무대 예술가에 대한 답례입니다. 그런데 한국의 많은 사람들은 이런 답례를 제대로 할 줄 아는 사람이 적었던 것입니다.

 

3.

댓글은 객석에서 보내는 환호요 박수갈채와 같습니다. 저는 불교티브이의 송현시인의 행복 발견의 반응이 궁금하여 불교티브 홈페이지에 와 봅니다. 그럴 때 마다 댓글이 몇개가 달렸고 어떤 내용인기를 꼼꼼하게 살펴 봅니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댓글의 갯수에 저는 대단히 실망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얼추 백명 중에 한 명이 댓글을 다는 것입니다. 이는 마치 객석에서 손뼉을 치는 사람이 백명 중에 한명이 있다는 것과 같습니다. 그렇다면 아흔하흡명은 뭣하는 사람들입니까? 이분들은 내 방송을 듣고 아무 감동이나 공감을 하지 않았다는 것입니까? 아니면 내 방송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것입니까?

 

백명이나 제 방송을 보고 겨우 한명이 박수를 보낸다는 것을 보고은 저는 너무나 실망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저는 한 시간 동안 몸과 마음으로 열강을 하였습니다. 그렇다면 저에게 수고했다고 쏘주를 한잔 살 수도 있고, 저에게 차를 한잔 대접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쏘주를 사지 않아도 좋고, 차를 사지 않아도 좋습니다. 그딴 것은 아예 바라지도 않습니다. 그런데 박수도 제대로 보낼 수 없다는 것은 저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입니다. 이런 수준 낮은 독자를 위해서 계속 바보 같은 짓을 하여야 하는가 하는 회의가 들때가 많습니다.

 

4.

우리나라 사람들이 이렇게 감정 표현 혹은 자기 의사 표현에 서툴고 소극적인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지 싶습니다. 그 근본적인 것은 유교 전통 때문이지 싶습니다. 영국 선교사들이 한국에 처음 왔을 때 일입니다. 정구장에서 땀을 뻘뻘 흘리면서 정구를 쳤습니다. 이런 광경을 본 조선 선비들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쯧쯧! 저렇게 힘든 일이라면 쌍것들에게 시키지 않고! 쯧쯧!

 

거기다가 당파싸움의 영향탓도 있지 싶습니다. 우리나라 가장 대표적인 인사말이 "안녕하십니까?"인데 이 말은 "밤새 안녕하십니까의 준말입니다. 밤새 안녕하십니까란 말은 밤 사이에 무슨 변이라도 당하지 않았냐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피비린내 나는 당쟁이 치열할 때 아무 죄도 없는데 상대편의 무고로 죄인으로 몰려 옥에 갖히는 경우가 너무나 많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누구나 자고 나면 간밤에 무슨 일을 당하지 않았나 궁금할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거기다가 해방 좌우의 대립 시대를 거치 박 정희 유신 독재 정권의 탓고 있지 싶습니다. 공연히 나섰다가 엉뚱한 변을 당하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 때문입니다.

 

이런 저런 이유 때문이라고 해도 백명 중에 아흔 아홉명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단 한명이 댓글을 단다는 것은 해도해도 너무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제 방송을 본 분들 중에 저에게 성원과 격려의 댓글을 다는 분들을 제가 얼마나 소중하게 생각하고 고맙게 생각하는지 짐작하겠지요,선생님.

 

5.

세상에는 참 황당하고 순진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페이스 북 안에 제가 관여히는 한글사랑 관련 모임이 있습니다. 그 방에 한글 사랑관련 글을 올리는 이 중에 어떤 이는 이따금 한글 사랑에 관한 글을 올리는데 자기 이름을 한글로 적지 않고 로마자로 적고 있습니다.  한국 사람이 제 이름도 한글로 쓰지 않는 것이 얼마나 한심한 짓거리고 얼마나 주체성 없는 얼빠진 짓인줄 모르는 것입니다. 이런 인간이 자기 이름을 로마자로 쓰면서 한글 사랑하자는 글을 계속 올리는 것입니다.

 

이런 인간의 주장에 무슨 진정성이 있습니까! 제 나라 말과 글을 사랑할 줄도 모르는 것들이 조국의 장래를 걱정하고 이 나라 정치를 걱정하고 민주주의를 걱정한다고 고래고래 외칩니다. 이런 인간들은 정말 웃기는 짬뽕들입니다. 아직도 제 주위에도 제 이름을 한글로 적지 않고 한자로 적은 얼빠진 인간들이 많습니다. 이런 얼빠진 인간들은 제 나라 말과 글을 사랑하는 것이 나라 사랑의 첫걸음인줄 모르기 때문입니다. 이는 마치 못생기고 못배운 제 에미 애비를 무시하고 잘 생기고 많이 배운 남의 에미 애비를 더 좋아하는 것과 다를 바 없는 짓이라 생각합니다.

 

요즘 알고 보니 불자 중에 공허하고 황당한 사람이 적지않더군요. 종종 절에 가서 부처님 앞에 절을 백배 천배 하고 온대요. 그런 자들이 하다못해 주인에게 버림 받은 유기견이나 아무도 돌봐줄 손길 하나 없는 길고양이에게 모이 한줌 물 한모금 준 적은 있는지 궁금합니다. 부처님을 바보로 아는 불자가 의외로 많더군요. 하염없이 탑을 돌고 108배 3천배를 하면 부처님께서 기도를 들어주는 것으로 믿고 있더군요. 아니 부처님이 그딴 구걸기도 들어주는 산타클로스입니까? 아이들에게 장난감을 주는 포대화상입니까?

 

대학까지 나온 인간들 중에 이런 함량 미달들이 의외로 많다는 것을 알고 한국 불교가 가야할 길이 참 아득하구나 절망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부처님을 어리석고 이기적인 구걸기도를 들어주는 마음씨 좋은 아저씨나 기도하고 탑만 부지런히 돌면 뭐든지 다 들어주는 구세주로 알고 있나봐요. 정말 가관입니다. 가관! 이런 인간들을 어리석다고 야 할까요? 순진하다고 할까요? 등신이라고 해야 할까요? 아니면 교활하다고 해야 할까요? 이런 이기적이고 무지몽대한 인간들과 절간이 무너지라고 사찰에 와서 땅밟기를 하는 기독교 광신도와 무슨 큰 차이가 있습니까! 거기서 거기 아닙니까? 오십보 백보 아닙니까?

 

6.

제 주위에는 제 방송을 보고 감동했다고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런 사람이 정작 댓글 한줄은 달아주지 않습니다. 이런 사람들의 입에 발린 찬사가 얼마나 공허한지 저는 잘 압니다. 세상을 이렇게 얄팍하게 설렁설렁 사는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그러니 댓글 한 줄 다는 것이 한국 사회에서 얼마나 대단한 일인가를 저는 너무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선생님께서는 저의 방송을 보고 매번 격려와 성원의 애정어린 댓글을 달아주셨고, 언제부터인가 저의 카페를 홍보하는 댓글까지 매번 달고 있으니 이게 예사일이 아닌 것입니다. 그리고 이건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밥 먹고 할 일 없는 사람이라도 그게 쉬운 것이 아닌데 선생님 처럼 바쁜 분이, 선생님처럼 공직에 계신 분이 이런 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데 선생님께서는 상식적으로 말도 되지 않고 불가능한 일을 저를 위해서 하고 계십니다.

 

선생님,저도 객지 밥을 오래 먹어서 눈치가 구단입니다. 그 동안 선생님께서 제 특강을 다 들으시고, 제가 쓴 책도 여러권 구해서 읽고 제 자료도 여러 가지 찾아서 읽으면서 마치 "송현 평전"이라도 쓸 사람처럼 저를 공부한 끝에 저의 생각을 한 사람이라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해야 겠다는 순수한 생각때문에 그러시는 줄 압니다. 선생님께서 일인십역을 하느라 카페 운영자로서 당분간 잠수를 한다면서 제게 보낸 쪽지를 기억합니다.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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