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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샤라니의 '감사의 조건들'

2009.05.15 18:38

물님 조회 수:6793

죽음의 고통 속에서도, 수피즘은 위대한 천재를 탄생시켰다. 그의 생애와 저작은 이 마지막 시기의 가장 훌륭한 것 뿐 아니라 가장 나쁜 것도 충실히 반영하고 있다. 아브드 알 와합 앗 샤라니(ʻAbd al-Wahhāb al-Shaʻrānī; 898-973/1493-1565)는 맘룩(Mamluk)의통치기와 이집트가 터어키에 정복되었던 시기에 살았으나, 그는 이슬람의 모든 학문에 박식했으며, 스스로 60여 권의 책을 썼는데, 대부분이 수피의 영향을 받은 글들이었다. 

 그의 저작 중 가장 흥미있고 방대한 저술 중 하나는 일종의 자서전인 「라타이프 알 미난」(Lata'if al-minan)인데, 거기서 그는 경건과 믿음으로 살아 온 긴 인생에서 받은 여러 축복에 대해 세세하게 하나님께 감사하고 있다. 그는 다른 저술에서도 그렇듯이 여기서도 자신의 업적에 대해 전혀 겸손하지는 않다. 그러나 그는 천진난만한 단순함으로 글을 쓰고 있어서, 비록 그의 덕목 중에 겸손이 눈에 띄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그가 모든 덕성을 갖추지 못했다는 것은 아니다. 그가 전능하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린 수백 가지 항목 중에서 무작위로 몇 가지를 뽑아 보면 아래와 같다.

1. 80세에 코란을 다 외우게 되었다는 것.

2. 소년시절 나일강에서 빠져 죽을 뻔 했을 때, 바위인 줄 알고 악어를 잘못 붙 잡아 기적적으로 살아난 일.

3. 어떤 신앙에 대해서도 무지하고 편협하게 집착하지 않았다는 것.

4. 샤이크 알 이슬람 자카리야(Shaik al-Islām Zakarīyāʼ; 안샤리, 916/1511년 또 는 926/1521년 사망)가 그에게 피끄(fiqh: 종교법)를 가르치도록 허락해 준 일.

5. 정경(正經)의 율법에 대해 많은 책을 썼으며, 대부분 공전(空前)의 독창적인 책들인 점.

6. 그에게 율법과 수피즘을 가르친 모든 사람들이 그에게 만족하고 죽은 일.

7. 어린시절부터 연금술에 전혀 관심을 갖지 않은 일.

8. 자신이 수피이거나 의로운 사람이라는 이유로 사람들이 준 어떤 음식도 받아 먹지 않은 일

9. 자신이 모든 이슬람교도를 대함에, 심지어 아주 나쁜 적일지라도 애정을 갖고 대한 일.

10. 자신이 태어난 때를 알고 있었으며 과거에나 미래에 태어나려 하지 않은 일.

11. 언제나 어려울 때마다 하나님께 피하고 사람에게 피하지 않았다는 것.

12. 온 생애를 가난과 자기 부정으로 살았다는 것.

13. 미래 예지의 능력을 공식적으로 사용한 일이 없다는 것.

14. 하나님이 보호하사 모든 부당한 행위를 하지 않은 일.

15. 40세부터 죄에 대한 어떤 유혹에도 시달리지 않았다는 것.

16. 시련으로 인해 때때로 입과 콧구멍에서 연기가 나왔는데도 자신이 겪은 내적 시련에 대해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은 일.

17. 어린시절부터 학식 있는 사람들과 교제해 온 일.

18. 평생 구걸하지 않고 살도록 보호받은 일.

19. 한 번도 세속적 지위나 신분상승을 추구하지 않은 일.

20. 기적적인 투시능력을 지닌 일. 그는 이에 대한 예를 들고 있다.

21. 다른 이유에서가 아니라, 오직 스승에 대한 존경 때문에 스승의 딸과 결혼하 지 않은 일.

22. 손님접대를 할 때, 자신이 준비한 음식이 종종 기적적으로 불어난 일.

23. 자신이 수피로서 살기 시작한 초기부터 신령들이 자신에게 복종한 일.

24. 자신의 신비적 능력이 진전되는 동안, 언제나 악마를 극히 경계해 왔던 점.

25. 율법적인 필요성 때문이 아니면, 지배자들의 집에 출입하지 않은 일.

26. 산문으로든 시로든 공공의 장소에서 찬양하는 것을 언제나 반대해 온 점.

27. 자신이 항상 신령들과 유대교인들과 기독교인들에게 신뢰를 받아 온 점.

28. 기적적인 능력으로 짐승들과 무생물들이 하나님을 찬양하는 것을 계속 들은 일.

29. 자신이 개와 고양이에게 항시 친절하게 대해 그들이 배고파하면 종종 통닭을 준 일.

30. 정해진 시간에 기도하기를 결코 잊지 않은 일.

31. 자신에 대해서나 남에 대해서나 모스크(회교사원-역주)에서 방귀뀌는 데 반대 해 온 일.

32. 자신이 항상 하나님과 함께 했다는 점. 기도할 때와 꼭같이 부인과 잠자리를 할 때도 그러했다는 것.

33. “요즈음에는 드문 덕성”으로, 친구를 방문할 때 공연히 오래 있지 않았던 일.

34. 제자가 자신의 경쟁자인 스승을 찾아가도, 그 제자에 대한 애정이 결코 변치 않았던 일.

35. 자신의 손에 사람들이 입 맞출 때 항상 혐오감을 느낀 일.

36. 유용하고 올바른 장사를 열심히 하는 이들을 모두 존경한 일.

37. 자신의 병(病)이 오래 간 일이 없는 것.

38. 잠자는 동안 죽은 자들과 자주 교제하여, 저승에서 그들의 상황이 어떤지 물 어 본 일.

39. 죽은 성자들을 만나 그들에게 정중하게 영접받은 일.

40. 많은 지배자들과 여타의 사람들이 자신(샤라니)에 대한 믿음이 증대하기를 꿈 꾸어 온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