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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온의 편지 / 가족이라면...

2014.06.05 22:04

가온 조회 수:4422


다운증후군 장애아의 부모들이 <우리 아이들이 만든 빵>이라고

아이들과 판매했을 때는 사는 사람이 없었는데

농산물을 재배하자 판매가 잘 되었다고 합니다.

 

왜 그럴까요?

장애인이 만든 음식을 먹기가 꺼림칙한 때문이었겠지요.

 

장애인의 커피바리스타 교육을 위한 지원에 대해서 어떤 이는

예산낭비라는 말을 하기도 합니다.

 

커피(coffee)'라는 고급음료를 즐기고 싶을 때

누가 장애인의 서비스를 원하겠느냐는 것이지요.

 

우리의 생각이 아무리 장애인 편에 있다 하더라도 일단 긍정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그러한 생각들이 아직은 일반적인 통념이기 때문이지요.

 

장애인의 인식개선이란 바로 당연하게 여겨왔던

그 일반적인통념을 깨뜨리는 것입니다.

 

우리가 바라는 비장애인과 장애인의 진정한 통합사회는

벽이 무너지고, 이질감이 없어지면서 가족이 되어가는 것인데 그것이 결코

불가능하지 않다는 건 장애를 가진 가족이 있는 사람은 알 것입니다.

 

식성이 까다로운 남편이 다른 사람보다 내가 만든 음식을 좋아하는 이유는

내가 장애인이기 전에 아내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아내가 남편을 위해 만든 음식이야말로 사랑과 정성으로 만들어진

가장 믿을 수 있는 음식이기 때문이지요.

 

누구보다도 깔끔하고 예민한 남편이 내가 먹던 음식을 거부감 없이 먹는 이유도

내가 장애인이기 전에 아내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바로 여기에서 우리는 앞에서 말한 장애인에 대한 일반적인 통념이

무너질 수 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장애를 가진 것과 위생적인 문제가 별개인 것은

비장애인도 비위생적일 수 있는 것처럼 장애를 가졌어도 위생적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역 초기에 장애를 가진 자매들을 보살필 때, 내 주방에 들어가는 이마다

건강한 자기네들보다 더 깔끔하다면서 입을 모았습니다.

 

불결한 것은 오물이 묻거나 씻지 않아서이지 장애인이라서 불결한 것은 아니지요.

 

가난했던 시절, 화장실이나 샤워시설이 열악하여 씻고 싶어도

마음대로 씻을 수 없었던 장애인의 삶은 차라리 형벌이었습니다.

그렇게 치열하게 살아온 이들을 불결한 존재로 함부로 매도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우리가 진정한 통합사회를 희망한다면 일반적인 통념들을 표준(standard)으로

착각하지 말 일입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통합사회는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잘못된 선입견에서 벗어나 우리 모두 가족이 될 수 있다면....

 

회당에서 가르치시니...이는 그 목수의 아들이 아니냐하고 예수를 배척한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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