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광등이 LED램프에게
2016.04.04 11:32
형광등이 LED램프에게
강혜윤
커다란 형광등이 작은 LED램프에게 물었다
"얘 너는 왜 깜박거리지 않니?"
"몰라요"
오래된 무선전화기가 신상 스마트폰에게 물었다
"얘 너는 조그만 게 왜 그렇게 빠르니?"
"몰라요"
모른다고 할 수 밖에 없는
작고 약한 것의 마음을 읽지 못하여
여러 번을 반복하는 모습에서 폭력의 변이를 보았다
어린아이를 축복하시고,
세리 자캐오를 받아주시고,
간음하다 잡혀 온 여인을 일으켜 세워주시던
예수님의 마음이 사무치게 그리운 주일이었다
보고 싶지 않은 장면에서도
"내 눈을 보아라". 부르는 섬세하신 스승 예수
그분의 눈이 내 시각의 방향을 틀고 있었다
황금의 계명인 "易地思之"(마태오 복음7.12)를
깜박이며 비춰 준 형광등도 무겁게 전해준 무선전화기도
다시 보니 모두가 색이 다른 은혜일 뿐.
주일은 부활하신 주님의 날이
부활한 나의 날이 되도록 훈련하는 날
내가, 나 되기까지
도둑 들지 않도록 나를 지키는 날이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597 | 파스칼의 잠언 | 물님 | 2020.08.22 | 4245 |
596 | 험담 | 물님 | 2020.08.20 | 4492 |
595 | 선생님의 사랑 | 물님 | 2020.08.12 | 4874 |
594 | 아주 쓸쓸힐 때는 - 어린왕자에서 | 물님 | 2020.07.22 | 4448 |
593 | 사랑은 바로 동사입니다 | 물님 | 2020.07.15 | 4628 |
592 | 나이 때문에 | 물님 | 2020.07.12 | 4523 |
591 | 쯔빙그리와 전염병 | 물님 | 2020.07.06 | 4446 |
590 | 열방을 품는 | 물님 | 2020.07.06 | 4468 |
589 | 기도의 유효기간 | 물님 | 2020.06.29 | 4270 |
588 | 강한 믿음을 배우는 방법 | 물님 | 2020.06.24 | 4666 |
다름을 볼 수 았는 자는 은혜가 넘치나니
저희가 하나님을 볼 것임이요 - 도도복음1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