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273957
  • Today : 1234
  • Yesterday : 1076


형광등이 LED램프에게

2016.04.04 11:32

지혜 조회 수:4472

형광등이 LED램프에게

 

강혜윤

 

커다란 형광등이 작은 LED램프에게 물었다

"얘 너는 왜 깜박거리지 않니?"

"몰라요"

 

오래된 무선전화기가 신상 스마트폰에게 물었다

"얘 너는 조그만 게 왜 그렇게 빠르니?"

"몰라요"

 

모른다고 할 수 밖에 없는 

작고 약한 것의 마음을 읽지 못하여

여러 번을 반복하는 모습에서 폭력의 변이를 보았다

 

어린아이를 축복하시고,

세리 자캐오를 받아주시고,

간음하다 잡혀 온 여인을 일으켜 세워주시던

예수님의 마음이 사무치게 그리운 주일이었다

 

보고 싶지 않은 장면에서도

"내 눈을 보아라". 부르는 섬세하신 스승 예수

그분의 눈이 내 시각의 방향을 틀고 있었다

 

황금의 계명인 "易地思之"(마태오 복음7.12)를

깜박이며 비춰 준 형광등도 무겁게 전해준 무선전화기도

다시 보니 모두가 색이 다른 은혜일 뿐.

 

주일은 부활하신 주님의 날이

부활한 나의 날이 되도록 훈련하는 날

내가, 나 되기까지

도둑 들지 않도록 나를 지키는 날이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97 파스칼의 잠언 물님 2020.08.22 4245
596 험담 물님 2020.08.20 4492
595 선생님의 사랑 물님 2020.08.12 4874
594 아주 쓸쓸힐 때는 - 어린왕자에서 물님 2020.07.22 4448
593 사랑은 바로 동사입니다 물님 2020.07.15 4628
592 나이 때문에 물님 2020.07.12 4523
591 쯔빙그리와 전염병 물님 2020.07.06 4446
590 열방을 품는 물님 2020.07.06 4468
589 기도의 유효기간 물님 2020.06.29 4270
588 강한 믿음을 배우는 방법 물님 2020.06.24 46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