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神本主義(?), 人本主義(humanism), 資本主義(capitalism)

                                       김홍한

“기독교는 인본주의가 아니라 신본주의다”

“신본주의로 돌아가야 한다”

라는 말들이 한국의 보수적인 교회의 강단에서 심심치 않게 설교되고 있다. “신본주의”라는 말은 인본주의에 상대되는 말로 생각되며 충분히 생각될 수 있는 말이다. 그런데 “신본주의”라는 단어는 국어사전에 있지 않다. 국어사전뿐이 아니라 일어사전에도 없고 중국어사전에도 없고 영어사전에도 없다. 거의 대부분의 백과사전에도 없다.

“인본주의”는 서양 중세의 신 중심적 사고를 극복하고 그동안 상실했던 인간의 가치를 회복하고자 하는 것에서 태동되었다.

“자본주의”에 대한 사전적 의미는 “생산 수단을 가진 자본가 계급이 노동자 계급으로부터 노동력을 사서 생산 활동을 함으로써 이익을 추구해 나가는 경제 구조”라고 기술하고 있다. 그러나 그건 정확한 기술이 아니다. 인본주의가 인간을 중심으로 하는 사상 또는 철학이라면 자본주의는 물질을 중심으로 하는 사상 또는 철학이다. 물질을 중심으로 하는 사상이라는 측면에서 자본주의는 유물론이다.

극단적인 유물론자들에게는 신이 없다. 인간도 없다. 인간은 물질에 의하여 지배받는 계급적 존재일 뿐이다.

자본주의는 두 가지가 있다. 생산수단으로서의 자본을 사유하자는 사유재산제도와 그것을 공유하자는 공산주의이다. 우리는 흔히 공산주의를 자본주의에 대립하는 이데올로기로 생각하는데 사실은 둘 다 자본의 소유관계를 다르게 하고자 하는 자본주의의 두 모습이다.

소위 자본주의자라는 사람들은 “자본은 인간 개인의 소유가 되어야 하고 인간들이 능력껏 물질을 모으고 소비해야 한다”고 한다. 반면 공산주의자라는 사람들은 물질을 인간생활의 본질로 보면서도 그것을 나누어 갖고 나누어 먹는 것이 인간적이라고 강변한다.

자본주의와 종교는 어떻게 관계되는가? 마르크스와 레닌이 주장한 공산주의는 장차 도래할 노동자와 농민이 다스리는 완전한 공산사회를 꿈꾸었다. 낭만적 공산주의를 부인하고 과학적 공산주의를 이야기 했건만 종말론적 미래를 꿈꾸었으니 공산주의는 일종의 종교다. 반면 사유재산제도를 옹호하는 소위 자본주의자들은 인간의 능력을 무한히 확대하고자 하는, 그래서 오히려 신에 도전하려는 무신론자들이다.

공산주의가 종교를 부인한 것은 공산주의 자체가 종교적이기 때문이고 반면 자본주의는 전혀 비종교적이기에 오히려 종교가 필요한 것이다.

오늘날 가장 자본주의적이고 가장 자본주의를 찬양하는 이들이 누구일까? 매우 흥미롭게도 “신본주의”라는 말을 공공연하게 사용하는 이들이다. 그들은 대개 기독교의 경제 원리를 자본주의로 규정한다.

“신본주의”라는 말이 왜 사전에 없을까? 없는 말을 “왜 없냐?”고 사전에게 물을 수도 없는 노릇이니 혼자생각해 볼 수밖에 없다. 신에 대해서는 무어라고 “규정할 수 없고 대상화 할 수 없기 때문”일 것이라고 억지해석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규정하고 대상화 할 수 있다면 상품화 할 수 있다. 사람의 노동력과 토지는 나름대로 값을 정할 수 있는 상품이다. 유감이지만 지식도 상품이고 사랑도 상품이 될 수 있다. 더욱 유감인 것은 신의 은총, 신의 사랑, 구원까지도 상품화될 수 있다. 중세 가톨릭이 면죄부를 판매한 것이 그것이다.

“신본주의”를 말하는 자들은 신까지도 상품으로 삼는 이들이다. 감히 자신들이 신을 독점하고 신의 은총을 팔고, 복을 팔고, 구원을 팔수 있다고 여기는 이들이다. 신을 자본주의의 상품으로 삼는 이들이기에 그들은 하나님을 믿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사고파는 시장을 믿는다. 신본주의를 말하는 자들이 자본주의를 찬미하는 이유다.

아! 불쌍한 그들은 그러한 자신을 알지 못한다. 어디 그들 뿐이랴? 너무나 많은 이들이 신을 상품화 하고는 그것을 깨닫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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