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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진달래 부활 주일

 

예수를 빈 무덤에서 찾지 말라

마가복음 15:42 16:8

 

전 세게 91퍼센트의 학생들이 휴교상태에 있다는 뉴스를 보았다. 또 사회적 거리 두기라는 국민적 의무를 수행하기 위해 교회의 가장 큰 행사라고 할 수 있는 부활주일 예배가 온라인으로 드려지고 있다. 오늘 부활 주일을 맞이하면서 우리는 어떤 부활을 맞이해야 하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오늘의 교회현실은 역사적 예수는 거의 사라지고 내세적이고 신비적인 그리스도만 남아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현실에 처해 있다. 우리는 예수께서 천당에서 부활하신 것이 아니라 시간의 역사 속에서 부활하셨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예수는 이 땅에 임한, 임하고 있는 하나님의 나라를 줄기차게 말씀하셨다. 지금 이 순간 내가 어떻게 하나님의 다스림을 받고 있느냐에 대한 자각에 믿음의 초점을 두고 말씀하셨다. 이런 관점에서 그리스도의 부활은 이 땅 위에서 내가 지금 살아가고 있는 시간과 공간 속에서 나와 함께 이루어지고 있는 부활임을 이해해야 한다.

본문 속에서 마가는 예수를 무덤에서 찾지 말고 예수께서 활동하셨던 갈릴리로 가서 만나라고 말씀하고 있다. 무덤에 계시던 예수는 너희들 보다 먼저 갈릴리로 가셨다고 말씀한다. 그렇다면 오늘의 갈릴리는 어디인가?


스위스의 번화한 거리에서 아이들이 다칠까 봐 깨어진 유리 조각을 주워 호주머니에 담고 다니던 고아들의 대부이자 교육학자 페스탈로치가 있다. 그는 어린이의 교육에 있어 조건 없는 사랑을 실천한 것으로 유명한 사람이다. 자신은 불편하고 곤궁해도 페스탈로치처럼 보이지 않는 낮은 곳에서 남을 위해서 헌신하는 사람들이 있다. 자기 자신의 편한 삶을 뒤로하고 다른 이들의 행복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세상을 바꾸어 왔다. 페스탈로치에게 있어 갈릴리는 자비로운 마음으로 유리 조각을 줍는 거리의 현장이었다.

 

마가복음은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빈 무덤에서 찾지 말고 갈릴리에 가서 찾으라고 말씀하고 있다. 갈릴리는 무덤이 아니라 삶의 현장이다. 페스탈로치처럼 각자의 현장에서 그리스도의 정신으로, 세상에서 빛과 소금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이 시대의 부활하신 그리스도이다.

나는 예수께서 말씀하신 핵심을 진리가 너희를 자유하게 하리라는 자유 정신, 온 세상보다도 더 가치 있고 중요한 것은 너 자신의 생명이라는 생명 존중의 정신, 그리고 나의 존엄성이 너무나 고귀하기에 모든 생명을 사랑하라는 사랑의 정신이라고 생각한다. 바로 이 정신을 우리의 삶으로 증명할 때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는 나와 함께 계신다. 예수의 부활은 우리를 통해 역사 속에서 부활의 생명으로 나타나시게 된다. 우리는 빈 무덤 속의 예수는 그만 찾아야 한다. 2천 년 전의 예수님 부활만 축하할 일이 아니라 그분을 통해 새로운 존재로 깨어나서 부활의 삶을 살아가는 자기 자신을 만나냐 한다.

오늘 부활 주일을 맞이하면서 아리마대 요셉을 묵상했다. 그는 세조에 의해서 거열형을 받고 거리에 내던져진 사육신의 시신을 거둔 김시습 같은 사람이었다. 어찌보면 요셉은 예수의 시신을 거두어 영원을 두고 인생 로또를 만났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생각해 보자. 내가 아리마대 요셉이라면 그 역할을 할 수 있었을지에 대해서 자신에게 물어보자. 아리마대는 예루살렘 북쪽 30키로 떨어져 있는 사무엘의 출생지다.

요셉은 빌라도에게 찾아가 예수의 시체를 내어달라고 부탁해서 시신을 인도 받아 자신의 무덤에 안장했다. 그는 요즘으로 보면 국회의원(산헤드린 멤버)이고 명망가이다. 현실적으로 아쉬울 것 하나 없는 사람이다. 걸인에게 적선하는 작은 선한 일을 하는 데도 용기가 있어야 한다. 하물며 사형수로 비참하게 처형당한 시신을 거두어 주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아리마대 요셉은 힘과 용기와 하나님의 나라를 열심히 대망하는 미래 비전이 있는 사람이었다.

그날 오후 늦게 아리마대 출신의 의회원으로 존경 받고있는 요셉이 용기를 내어 빌라도에게 가서 예수의 시신을 내달라고 청하였다. 그는 하나님의 나라가 이루어지기를 열심히 기다리는 사람이었다.’ (15:43)

 

오늘 부활 주일을 맞이해서 진달래 가족들과 우리나라의 그리스도인들이 아리마대 요셉 같은 사람들로 성장하기를 기원한다. 각자의 처소에서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지체로서의 역할을 잘하기를 소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