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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치유에 있어 '넛지'의 적용 사례 방안

                                   이 병 창

‘넛지’는 대통령이 선물했다는 등의 요란한 소문에 비해서 지극히 상식적인 얘기들을 소개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읽은 후 세상을 보는 관점에 변화가 생긴 것을 느끼게 되는 것은, 아마 우리가 모두 아는 상식의 허를 찔러주기 때문일 것이다.

암스테르담 공항에서 소변기에 파리 모양 스티커를 붙여놓는 아이디어만으로 소변기 밖으로 새어나가는 소변량을 80%나 줄일 수 있었던 이유는? 구매 의사를 묻는 것만으로 구매율을 35% 올릴 수 있는 이유는? 작은 그릇에 먹으면 보다 효과적으로 살을 뺄 수 있는 이유는? 디지털 카메라에서 '찰칵' 소리가 나는 이유는? 높은 금연율 뉴스가 더 많은 금연을 유발하는 이유는? 이런 사례들을 통하여 넛지 효과를 설명해 주고 있다. 행동경제학을 경제학계에 널리 알린 경제학자와 법률정책자인 두 저자는 똑똑한 선택을 유도하는 선택설계의 힘을 '넛지'라 부르며 새롭게 정의한다.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넛지(nudge)'는 팔꿈치로 슬쩍 찌르다, 주의를 환기 시키다란 뜻을 지니고 있으며, 여기에서는 타인의 선택을 유도하는 부드러운 개입을 뜻한다. 옆 사람의 팔을 잡아끌어서 어떤 행동을 하는 게 아니라, 단지 팔꿈치로 툭 치면서 어떤 행동을 유도한다는 의미인 것이다. 저자들은 인간이 실수를 반복하는 이유가 갖가지 편견 때문이라며, 사람들이 체계적으로 틀리는 방식을 연구해 현명한 선택을 이끌어 내는 방법을 다양한 예를 통해 알기 쉽게 설명한다. 또한 '넛지'의 새로운 정의를 통해 '선택 설계학'이라는 아이디어를 제시하며, 사람들이 보다 건강하고 자유로운 삶을 영위하는 방향으로 결정하도록 도와준다. 개인이 사회에 최선이 되는 결정을 보다 쉽게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을 설계할 수 있음을 인생의 가장 중요한 측면에서의 생생한 사례들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면 넛지의 효과를 산림치유 방법에 적용해 본다면 어떤 상상을 할 수 있을까?

 넛지 효과의 활용

사례1) 베이비붐 세대를 위한 노후 대책 -오두막 갖기 운동

넛지(Nudge)를 통해서 경제적, 사회적 파급효과를 노릴 수 있다. 전 세계 여러 선진국 정부들은 국민들이 노후자금을 충분히 확보하도록 보장하기 위해 연금을 제공한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어서 국민연금 제도를 가지고 있다. 문제는 수명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과 출산율이 낮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늘어나는 수명 덕분에 더 많은 저축액이 필요하게 되었고, 출산율의 저하로 세금을 내는 후대 근로자들이 줄면서 결국 연금의 혜택이 준다는 것이다. 이를 돕기 위해 연금 제도에 자동 가입되도록 하는 것이 첫 번째고, 두 번째는 ‘점진적 저축 증대’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것인데, 여기서 넛지가 활용되고 있다.부유층에게는 이러한 도움이 기본적으로 필요 없을 것이다. 그들은 앞으로의 여생에서 벌어들일 액수를 계산하고 은퇴 후에 필요한 액수를 파악한 다음, 은퇴 이전에 과도하게 희생하지 않으면서도 안락한 노후를 즐길 만큼의 돈을 저축할 것이다. 저축하는 데 있어서는 가장 유리한 저축 방식과 연금 방식을 택할 것이며, 국가에서 제공하는 연금이 우수하다면 기꺼이 가입할 것이다. 하지만, 노후저축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문제는 중산층 이하의 사람들이다. 그들이 도시에서 탈출할 수 있는 중간 징검돌과 같은 장치가 사회적 장치가 필요하다. 도시생활에 찌들은 사람들은 노년을 도시에서 벗어나는 것에 대해 동경을 하면서도 두려움이 크다. 바로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국의 자연휴양림 인근이나 국유지에 적은 평수의 땅을 분양하여 10여평 규모의 오두막을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 하게 하는 방식은 여러 가지 사회적 파급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리라 본다.

러시아 문화권에는 도시인들이 변두리 산악지역에 이삼백평 규모의 땅에 채소와 과수를 심어 경작하면서 주말과 여름을 지내곤 하는 ‘다차’ 문화가 있는 데 그런 방식은 노후 문제가 사회적 재앙으로 다가오는 한국사회에 하나의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사례 2) 공공시설 경내에 있는 수목의 개인 지정수 가꾸기

공원이나 박물관등의 공공 시설에 있는 나무를 개인이나 단체를 지정하여 가꾸는 운동을 한다. 나무와의 교감을 나눌 수 있는 프로그램을 통하여 국민들이 자연에 대해 깊은 만남을 가질 수 있도록 안내한다. 이런 작업들은 민관합동으로 해 나갈 때 더욱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사례3) 가정 단위 유실수 가꾸기

도시 근교의 일정 지역에 과수단지를 조성하여 과수별 분양을 한다. 친환경으로 유지하는 단지의 효과적 운영과 기술지원을 위하여 소수의 전문 인력이 필요할 것이다. 단지 주변에는 문화적 공간과 시설을 함께 배치하여 가정의 건강성과 화목을 꾀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사례 4)차원 높은 수목장 시범 시설 설치

자연에서 자연으로 돌아가는 인간의 삶을 숲에서 마무리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모범적인 수목장 시설이 필요하다. 현재의 시스템은 장사꾼들의 영리성이 개입되어 있어 시설지구의 주민들이 필사적으로 저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런 편견을 일거에 불식시킬 수 있는 방식의 수목장 시설이 연구되어 국가적인 차원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

사례5 ) 넛지효과 환경 공모전

웅진씽크빅(대표이사 최봉수)이 환경부와 동아일보 3사 공동주관으로 11월 23일부터 12월 31일까지 '넛지효과 환경 공모전'을 개최, '넛지'를 이용한 국민들의 자발적인 환경 참여 활성화를 꾀하기로 했다. 강압적인 규제없이 부드러운 개입으로 바람직한 선택을 유도한다는 뜻의 '넛지'는 올해 4월 국내 출간 이후 현재까지 종합베스트 상위권에 올라있는 화제의 도서 <넛지 >(리처드 탈러·리더스북)의 제목이기도 하다.

공모는 최근 영등포구청 등 지자체에서의 성공적인 시행으로 주목받은 '넛지'를 적용하여 생활과 자연 환경분야에서 성과를 창출한 우수사례 혹은 창의적인 아이디어 등 2개 부문으로 추진된다. 웅진씽크빅 마케팅국 박성인 국장은 "올해 <넛지 >출간 이후 국내 지자체에서 환경분야에 '넛지'를 적용, 성과를 거둔 성공사례에 착안하여 환경부·동아일보와 공동주관으로 대규모 행사를 기획하게 됐다"며 "강압보다는 부드러운 개입으로 목표한 바를 이룬다는 '넛지'의 뜻처럼 이번 공모전을 통해 국민들이 보다 적극적이고 자발적으로 환경분야에 참여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본 공모전은 '넛지'가 핵심 주제이므로 이에 대한 정확한 개념 이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도서 <넛지 >및 관련 자료를 참고하여 '넛지'의 뜻과 적용 사례를 충분히 학습한 후 참여 해 달라"고 당부했다.